
내셔널리뷰는 지난 8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최대 후원자이자 고문인 일론 머스크와 무역 정책 고문을 맡은 피터 나바로 사이의 불화가 점점 가시화 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는 머스크의 X 계정에 "테슬라가 해외 부품에 의존한다"는 나바로의 논평에 반박하며, "나바로는 멍청이이고, 그가 한 말은 명백히 거짓말"이라고 공격한 일에 대한 것이다.
머스크는 "어떤 기준으로 보더라도 테슬라는 미국에서 가장 수직적으로 통합된 자동차 제조업체이며, 미국산 부품 비중이 가장 높다"고 설명하며, 나바로의 저서인 '중국에 의한 죽음'의 구절을 가져와 "자신이 만들어 낸 가공의 인물인 론 바라에게 직접 이에 관해 물어보라"고 일갈했다. 또한 그는 X의 유저인 마리오 나우팔에게 단 답글을 통해 나바로를 '피터 리타르도'(Peter Retarrdo)라고 부르며 조롱하기도 했다.
실제로 테슬라는 자동차 산업 체인인 카스닷컴(Cars.com)의 미국산 지수에 2021년부터 꾸준히 우위를 차지하는 모습을 보였고, 텍사스주와 캘리포니아주에 위치한 공장에서 차량을 생산하고 있다. 또한 미국 고속도로교통안전국은 작년 테슬라 부품의 60~75%가 미국이나 캐나다에서 생산되고, 수입산 부품 비율은 20~25%라고 밝혔다. 그럼에도 머스크는 "모든 자동차가 미국에서 생산된다고 한들 자동차 관세 자체가 테슬라에게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우려했다.
나바로는 7일 CNBC와의 인터뷰에서 테슬라에 대해 언급하며 테슬라를 "자동차 제조업체라기보단 '자동차 조립업체'에 가깝다"고 표현했다. 이어 "미국산 부품만을 이용해 자동차를 생산해야 한다"며 "테슬라의 부품은 현재 중국, 일본, 대만에서 조달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나바로는 "타이어는 애크런에서, 변속기는 인디애나폴리스에서, 엔진은 플린트와 새기노에서 만들고, 자동차는 미국에서 생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같은 갈등은 머스크가 자유시장을 옹호하던 경제학자인 밀턴 프리드먼이 연필을 예로 들면서 자유무역을 옹호하는 영상을 공유한 뒤 가시화되었다. 내셔널리뷰는 해당 영상을 공유한 머스크의 의도에 대하여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을 비판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고 논평했다.
주말동안 머스크는 나바로의 관세 정책을 비판하며 그가 자만심이 강하다고 비판했고, 나바로는 6일 폭스뉴스와 인터뷰를 통해 이를 반박하며 역으로 머스크를 향해 "자신의 이익만을 위해 행동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이후 워싱턴포스트는 머스크가 나바로와 공개적으로 불화를 겪는 와중에도 트럼프에게 공격적인 관세 계획을 철회해달라고 개인적으로 호소했다고 두 관계자의 증언을 보도했다.
그리고 지난 8일, 스콧 베센트 재무부장관은 트럼프 행정부가 무역 상대국과의 거래 협상에 열려있다는 의사를 밝히면서 미국 주식시장 지수가 급등했다. 베센트는 "무역 적자가 매우 큰 국가들이 빠르게 대화에 나서는 것을 보게 될 것"이라며 "그들이 확실한 제안을 가지고 협상에 임한다면, 좋은 거래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베센트는 7일 폭스뉴스와 인터뷰에서 약 70개국이 무역 협정 협상을 위해 미국에 접근했다고 밝혔다. 트럼프 정부는 이미 미국의 오랜 동맹국인 일본과 협상을 진행 중이며, 이시바 시게루 일본내각총리와 회담을 가졌다. 7일 트럼프는 트루스소셜에 "오늘 아침 일본 총리와 통화했다"며 "그는 협상을 위해 최고위급 팀을 파견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트럼프는 지난 8일 대한민국의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과 무역, 에너지, 군사비용 등에 관해 논의하기 위해 생산적인 전화 통화를 나눴다고 밝혔다. 동시에 그는 EU의 산업 관세 철폐 제안을 일축하고, 미국과 EU 사이의 무역 적자 해소를 촉구했다.
다우존스, S&P 500, 나스닥 지수는 모두 개장 초 3%p 이상 상승했는데, 이는 지난 주 트럼프가 발표한 광범위한 국제 관세 조치로 인한 시장 침체에서 반등한 것이다. 8일 오후에는 주식 시장의 상승세는 잦아들었고, 지수는 장 초반 수준에 근접했다.
지난 주, 트럼프가 전세계 여러 국가에 관세를 부과하면서 주식시장은 코로나19 대유행이 시작된 2020년 3월 이후 최저수준으로 하락했다.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7일에 거래를 시작했지만, 비슷한 하락세를 보이다 회복하며 거의 큰 변동 없이 하루를 마감했다.
트럼프의 새로운 관세 계획은 전체 무역 적자에 따라 특정 국가에 10%의 글로벌 최저 관세 또는 그 이상의 관세율을 부과한다. 관세 계산 방식은 특정 상품에 대한 관세가 아니라 전체 무역적자에 의존한다는 점에서 거센 비판을 받아왔다. 경제학자들은 국가들마다 소비 수요 수준이 다르고, 특정 상품 생산에 특화되어 있기 때문에 무역적자는 그리 중요하지 않다고 지적하고 있다.
중국은 이러한 트럼프의 관세 정책에 대응하여 34%의 보복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발표했다. 이에 트럼프는 7일 "중국이 34%의 관세를 철회하지 않으면 50%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엄포를 놓았다. 이에 내셔널리뷰는 "트럼프의 관세가 물가를 크게 상승시키고 경제성장을 저해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데일리인사이트 정성민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