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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제로' 때문에 재앙 찾아온 英 : 친환경 정책의 함정

*편집자주

이하는 헤리티지 재단(The Heritage Foundation)의 앤드류 퍼즈더(Andy Puzder) 수석 연구원이 자국의 친환경 정책에 관해 비평한 칼럼으로, 영국의 사례를 소개하면서 넷 제로 정책이 가져올 경제적 악영향을 경고하고 있다.

 

지난 2023년 두바이에서 개최된 UN 기후 회의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2030년까지 전 세계의 재생 에너지의 양을 3배로 늘리겠다고 합의했다. 또한 탈석탄동맹(PPCA)에 가입해 석탄발전을 없애겠다고 약속했다. 이는 2035년까지 미국 전력망을 완전히 탈탄소화하고, 2050년까지 온실가스 '넷제로' 상태를 만들겠다는 바이든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일련의 정책이다.

 

영국은 2008년부터 이러한 길을 걸어왔다. 당시 영국 의회는 80% 탈탄소화를 목표로 하는 법을 제정했고, 2019년에는 이를 100%로 상향, 즉 넷제로로 목표를 강화했다. 부유층만이 감당할 수 있는 이 사치스러운 제도는 기업과 일반인들 모두에게 큰 부담을 안겨줬다. 보일러로 집을 따뜻하게 데우고 출근을 하는 것만으로도 엄청난 비용이 생기기 때문이다.

 

환경운동가 루퍼트 다르월(Rupert Darwall)이 작성한 리얼클리어 재단의 새로운 보고서는 영국에서 시행된 넷제로 정책의 폐해에 대해 다루고 있는데, 이는 현재 미국 뿐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시의적절하고 절실한 경고의 메세지를 담고 있다. 현재 진보주의자들이 원하는 것처럼 국가에 넷제로 정책을 도입하면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 그대로 보여주기 때문이다.

 

현재 영국 정치인들은 다른 어떤 경제국들보다 온실가스 배출량을 빠르게 줄인다고 자랑하고 있지만, 넷제로 정책을 도입한 2008년부터 영국 경제가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는 안타까운 사실은 무시하고 있다.

 

에너지 비용이 급등하기 이전 2020년에도 영국인들은 미국인들보다 전기요금을 약 75% 더 많이 지불했다. 이는 탄소 배출권 거래 정책과 다른 한편으로는 재생에너지 보조금이라는 이중고의 결과였다. 이후 우크라이나 전쟁이 발발한 2022년, 전 세계적으로 에너지 위기가 닥쳤고 영국 기업의 전기료는 미국 기업이 지불한 평균 요금의 2배 이상이 되었다.

 

영국에서는 전기 생산에 쓰이는 화석 연료의 비용과 관련된 탄소배출권 거래의 영향이 매우 크다. 2022년 영국 정부가 부과한 탄소 비용은 석탄에서 생산된 전기의 경우 메가와트시(MWh) 당평균 128달러, 천연가스의 경우 51달러/MWh였다.

 

이러한 비용은 실제 연료 비용 위에 얹어서 값이 매겨지게 되는데, 따라서 석탄에서 생산된 전기의 경우 평균 150달러/MWh, 천연가스의 경우 160달러/MWh의 비용이 들게 된다. 따라서 석탄에서 1MWh의 전기를 생산하는데 278달러, 천연가스에서는 211달러가 들었다는 것이다.

 

미국에서는 두 가지 이유로 전기 가격이 현저히 낮았다. 첫째, 배출 가스 규제 정책이 없었고, 둘째, 석탄을 원료로 사용하는 경우, 영국의 발전소는 오래되어 노후되었고 미국보다 훨씬 낮은 열효율로 운영되었기 때문이었다. (비록 일부는 2023년 한파 동안 다시 개방하긴 했으나, 영국은 거의 모든 석탄 발전소를 단계적으로 폐쇄했다.)

 

그리고 미국은 천연가스의 경우, 액화해서 배로 운송하는 방식보다 더 저렴한 파이프 운송 방식을 택했다. 이와 반대로 영국에서는 액화한 천연가스를 배로 운송하는 방식을 택하고 있다. 따라서 미국의 전력생산 비용은 석탄의 경우 27달러/MWh, 천연가스의 경우 61달러/MWh였다.

 

영국인들은 또한 정치적으로 선호되는 풍력발전과 태양광 발전에 대한 보조금을 지불해야 했다. '영국 내 6개의 에너지 산업분야 대기업'(빅6)의 재생에너지 포트폴리오 분석에 따르면 2009년부터 2020년까지 풍력 및 태양광 발전 전력의 평균 가격은 100파운드/MWh가 훨씬 넘는 반면, 가스와 석탄 화력 발전소의 경우는 2013년 60파운드/MWh에서 2020년에는 50파운드/MWh 미만으로 감소했다.

 

같은 해, 소비자들의 재생에너지 보조금은 '빅6'가 고비용이고, 간헐적이며, 수요에 반응하지 않는 수익을 얻는데 도움이 되었으며, 해당 수익은 평균 61파운드/MWh 정도다. 이에 따라 재생에너지의 생산 가치는 점점 하락했다. 반면, 정부가 부과한 비용은 '빅6'는 화력 발전에 대한 막대한 손실을 감수하게 되었고, 영국의 가정과 기업이 사용하는 저비용의 안정적인 발전 용량을 제공함으로써 2014년에는 16억 파운드의 손실을 기록했다.

 

놀랄 것도 없이, 이러한 정책들은 재생에너징 대한 과잉 투자와 계속 전기를 돌아가도록 만드는 데 필요한 신뢰가능한 발전 용량에 대한 과소투자, 그리고 비용 절감으로 이어졌다. 영국의 간헐적이고 신뢰 가능한 석탄 및 천연가스 발전 용량은 2010년 88.0 기가와트(GW)를 기록하며 정점을 찍었다. 이후 석탄 화력 발전소가 폐쇄되면서 다음 10년 동안 25.1GW 감소했다. 동일 기간 동안 풍력 및 태양광 발전 용량은 33.5GW 증가했다. 

 

영국은 높은 전기 가격이 수요를 감소시켰기 때문에, 계속해서 현상 유지를 할 수 있었다. 실제로 2010년부터 2019년 사이 영국 전체 전력 소비는 10.8% 감소했다. 그럼에도 소비와 영국 내 발전량 사이 격차가 벌어지고 있으며, 이는 유럽 이웃 국가들의 수입 전력이 급증하게 된 원인이었다. 이는 미국에게는 선택사항이 아니다. 미국은 캐나다 전력 생산량의 5분의 2에 해당하는 양을 수입할 수 없다.

 

영국이나 유럽 대부분 지역의 에너지와 유사한 가격의 자원은 값싸고 풍부한 에너지에 의존하는 미국 경제의 심장을 찢을 것이다. 또한 미국의 노동계층과 중산층이 받을 타격은 매우 견디기 어려울 것이다.

 

물론 영국의 기후변화법과 같은 법안을 미국 하원의회가 통과시킬 가능성은 낮지만, 그럼에도 넷제로의 위협은 위험하면서도 현실적이다.

 

2022년 8월 연방 의회는 풍력 및 태양광 발전에 보조금을 무책임하게 지원하는 '인플레이션 방지법'(Inflation Reduction Act)이란 이름부터 잘못된 법을 통과시켰다. 이는 상술한 영국의 사례와 마찬가지로 안정적인 발전 용량의 경제성에 큰 타격을 줄 것이다.

 

2023년 환경보호국은 화석 연료 발전기의 온실가스 배출 규제안을 발표했다. 이것이 시행될 경우 2035년까지 전력생산에 있어 완전히 탈탄소화를 이뤄낸다는 '경제적으로 파괴적인 목표'를 달성하는데 큰 기여를 할 것이다.

 

재생에너지는 절대 화석연료를 대체하는 저비용 에너지가 될 수 없다. 가격이 저렴하지도 않고, 현대 사회가 기대하는 것처럼 믿을만하지도 않다. 다르월이 작성한 보고서는 재생 가능한 전기 에너지에 대한 기만적이고 환상적인 약속에 영국이 어떻게 속아넘어갔는지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그리고 그 결과는 경제적 파탄이었다.

 

그러나 여전히 영국의 경고에 귀를 기울이고, 미국의 석탄, 석유, 그리고 천연가스 매장량을 개발함으로써 에너지의 풍족함과 경제적 번영의 길을 택할 시간은 남아있다. 

 

데일리인사이트 정성민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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