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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생학의 시대와 길버트 체스터튼

  20세기 초부터 우생학은 대통령, 총리 등을 포함한 다양한 분야의 영향력 있는 사람들로부터 지지를 받은 학문이었다. 우생학은 찰스 다윈(Charles Robert Darwin)의 사촌 프랜시스 골턴(Francis Galton)이 진화론에 영향을 받아 창시해낸 학문으로, 종의 생물학적 성질을 인위적으로 개선하는 방법을 연구한다. 이 학문은 여기서 더 나아가 우수한 유전자를 보존하기 위해선 열등한 유전자를 모두 없애야 한다는 방향으로 흘러가기 시작한다.

 

  그러다 1927년, 지적장애인인 캐리 벅(Carrie Buck)의 임신이 문제가 된 <미국 사건인가?> '벅 대 벨 판결(Buck v. Bell)'에서 벅에게 강제로 불임시술을 강행하는 일이 발생하였다. 해당 판결을 내린 올리버 웬들 홈스 주니어(Oliver Wendell Holmes Jr.)는 판결문에 "사회에 부적합한 사람들이 같은 부류의 핏줄을 이어가는 것을 막을 수 있다. 바보는 3대에 걸치면 족하다"고 적었다. 이후 미국 전역에서는 우생학이 대중적으로 퍼지게 되었다.

 

  결국 우생학은 좌우막론하고 다양한 정치적 입장을 가진 사람들을 지지자로 끌어들여 광범위한 지지층을 보였다. 심지어는 사회적으로 엘리트 계층에 있었던 사람들도 우생학을 지지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생학에 반대하는 사람들도 존재했으며, '브라운 신부 시리즈'라는 추리소설을 만든 길버트 체스터튼(Gilbert Keith Chesterton)도 그러한 사람들 중에 한 명이었다.

 

  체스터튼은 우연히도 우생학자들의 사회적 영향력이 최대에 이르렀을 때, 그의 문학작품의 수준도 정점에 다다랐다. 사회문제에 대해서 비판하기도 했던 체스터튼은 그의 저서, '우생학과 그 외의 악(Eugenics and Other Evils)라는 책을 통해 우생학에 대한 반대를 표하기도 하였다. 그는 그의 저서를 통해 상대적인 편리성이 아니라, 절대적으로 판단할 수 있는 선악의 형태를 근거로 자신의 주장을 펼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우생학을 특권층이 빈곤층을 조종하고 미덕이라는 이름으로 잔인함을 숨기는 무서운 도구라고 생각했다. 이는 우생학이 옹호자들과 피해자들 모두를 위해서 행사된다고 사람들을 속이기 때문이었다. 그는 무고하고 약한 사람들에게 저지른 죄를 변명하는 것이 모든 약자를 대상으로 진행하는 특권층의 말도안되는 실험을 승인하는 것과 같다고 주장했다. 

 

데일리인사이트 정성민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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