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28일(현지시각) 도널드 트럼프(Donald Trump) 미국 대통령이 추진하는 대규모 세금 감면과 가족 세제 혜택 등을 담은 ‘크고 아름다운 법안(One Big Beautiful Bill)’이 상원에서 핵심 절차 표결을 통과했다. 그러나, 대선 당시 트럼프의 강력한 동맹이었던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가 공화당 의원들을 향해 “통과 시 정치적 대가를 치를 것”이라 경고하면서 당내 갈등 기류가 커지고 있다.
공화당이 다수인 상원은 지난 주 60표 이상이 필요한 예비 조정안 표결에서 찬성표를 확보해 법안을 본회의에 상정할 수 있는 길을 열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법안은 미국 국민을 위한 역사적 선물이자 국가의 ‘새로운 황금기(Golden Age)’를 여는 열쇠가 될 것”이라며 7월 4일(현지시각) 독립기념일 이전 최종 서명을 목표로 하고 있다.
그러나 머스크는 같은 날 자신의 소셜미디어 X(구 트위터)를 통해 “이 법안으로 수백만 개의 일자리가 파괴되고, 미국은 심각한 전략적 피해를 입을 것”이라며 “이는 완전히 미친 짓”이라며 강하게 비난했다.

또한, 공화당 의원들을 향해서는 “이 법안에 찬성한다면 다음 예비선거에서 정치 생명을 잃을 것”이라며 직설적으로 비판했다. 그는 “무분별한 재정 지출과 국가 부채 확대는 유권자들이 더는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며 “공화당이 재정 보수주의(Fiscal Conservatism)를 저버리면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머스크의 지속적인 당내 잡음과 트럼프 미 대통령과의 불협화음으로 인해 공화당 내에서도 일부 의견이 갈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찬성파는 “트럼프 대통령이 약속한 세금 감면과 가족 지원 정책은 유권자들의 표심을 결집할 핵심 카드”라며 머스크의 발언이 오히려 당의 단결에 방해가 된다고 비판하는 반면, 반대파는 “머스크의 지적대로 국가 채무가 크게 늘어날 수 있다”며 신중론을 제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상원 공화당 원내지도부는 “머스크의 발언이 일정 부분 부담이 될 수 있으나, 독립기념일 이전 법안 처리를 위한 당의 원칙은 변함없다”며 “하원과의 조율도 신속히 마쳐 대통령 서명을 완료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머스크의 이번 발언에 대해 별다른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으나, 백악관 측은 “이 법안은 국민 경제의 실질적 혜택을 위한 것으로, 일부 억만장자의 경고에 흔들리지 않을 것”이라 전했다.
데일리인사이트 서대곤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