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란드 헌법재판소(Tribunal Konstytucyjny)가 3일(현지시간) 폴란드 공산당(Komunistyczna Partia Polski, 이하 KPP)의 목적과 활동이 헌법에 위배된다고 판결했다. 폴란드 국영통신사 PAP에 따르면, 이번 판결은 선고와 동시에 효력이 발생해 KPP는 정당 지위를 즉시 상실했다. 이에 따라 KPP를 법적으로 정당 목록에서 제외하는 '불법화(delegalizacja)' 절차가 공식적으로 시작됐다.
이번 판결은 카롤 나브로츠키 폴란드 대통령과 검찰총장이 각각 제기한 해산 청구가 하나로 합쳐진 것이다. 폴란드 헌법재판소는 올해 10월과 12월 두 차례 공개 변론을 진행한 뒤 최종적으로 위헌 결정을 내렸다.
PAP 보도에 따르면 폴란드 헌법재판소는 판결문에서 "KPP의 목적과 활동은 전체주의적 공산주의 이념을 정당화하거나 선전하며, 이는 자유민주주의 헌정질서와 양립할 수 없다"고 밝혔다. 또한 강령 일부에 폭력적 방식을 배제하지 않는 표현이 담겨 있다는 점도 문제로 제기됐다.
이번 판결은 선고와 동시에 효력이 발생하지만, 정당 등록부에서 KPP를 지우는 절차는 별도로 진행된다. PAP에 따르면, 정당 등록 말소는 바르샤바 지방법원이 담당하며, 헌법재판소 판결을 근거로 한 형식적인 절차만 남아있는 상태이다. 이 과정이 마무리되면 KPP는 법적으로 완전히 사라지게 된다.
한편 KPP는 2002년 창당된 급진 정당으로, 스스로를 폴란드의 역사적 공산당의 이념을 계승한 정당이라고 표방해 왔다. KPP는 당 기관지와 온라인 매체를 통해 과거 공산주의 체제와 사회주의를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내용을 게재해 왔고, 이런 노선과 활동이 이번 위헌 심판에서 핵심 쟁점이 되었다.
데일리인사이트 최정윤 기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