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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과 트럼프의 토론, 진짜 중요할까?

*편집자주

아래 기사는 워싱턴 프리 비콘에 매튜 콘티네티(Matthew Continetti)가 작성한 칼럼으로, 최근 결정된 바이든과 트럼프의 대선 토론회에 관한 내용을 다루고 있다.

 

바이든과 트럼프의 토론이 성사되었다는 소식은 테일러 스위프트의 기습 앨범 발매와 거의 맞먹는 파급력을 불러왔다. 5월 15일 오전 8시(현지 시각), 아무런 사전 예고도 없이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에게 토론을 신청했다.

 

트럼프는 바이든이 토론을 요청한지 한 시간 안에 이를 승낙했다. 그리고 그로부터 몇 시간도 지나지 않아 두 사람은 3개월에 걸쳐 두 번의 토론을 결정했다. 첫 번째 토론은 두 후보 모두 자신의 소속 정당으로부터 후보 지명을 수락하기 이전 시점인 6월 27일, CNN 본부에서 개최될 예정이다. 또한 두 번째 토론은 9월 10일에 ABC뉴스의 주최로 진행될 계획이다.

 

해당 약속은 점심에 성사되었다. 그리고 세부적인 사항들도 같이 결정되었다. 토론회는 청중들 없이 진행되며, 상대방이 발언 중일 때는 마이크를 사용할 수 없게 하기로 결정했다. 그리고 로버트 F. 케네디 주니어가 토론회에 참석할 수 없도록 한 것은 덤이다.

 

트럼프는 바이든에게 유리한 규정에 대해서는 아무런 신경도 쓰지 않는다고 말했다. 트럼프는 스스로의 말솜씨와 바이든의 허약함에 대해 너무나도 확신을 가지고 있어, 언제 어디서나 토론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밝혔다. 

 

선거운동 기간 동안 오락가락하는 것보다 더욱 흥미로운 것은 해당 소식이 역사상 가장 지루한 대통령 선거에 활력을 불어넣었다는 것이다. 수개월에 걸친 정치적 일상 이후 미국의 엘리트층들은 머리를 싸매고 고민할 일이 생겨났다. 예상치 못한 일이 일어난 것이다. 2024년 선거의 역사가 쓰여질 때, 둘 사이에서 토론(혹은 토론들)이 열렸다는 사실은 그들이 경선 중에 해낸 일들보다 더욱 주목할 가치가 있다.

 

외로운 정치중독자가 지난 몇 달간 견뎌야 했던 척박한 환경을 생각해보자. 양당은 모두 각자의 선두 주자를 지명할 예정인데, 이는 1956년 이후 첫 대통령 재대결이자, 1892년 이후 첫 주요 정당 재대결이다. 그리고 두 선두 주자 모두 다른 경쟁자들과 싸웠고, 그들을 손 쉽게 이겼다는 공통점이 존재한다. 

 

바이든은 딘 필립스(Dean Phillips) 의원과 메리앤 윌리엄슨(Marianne Williamson) 후보와 경쟁해 압도적인 차이로 승리했다. 그리고 공화당 예비경선에서는 그닥 놀라운 결과를 내지 못했다. 더그 버검은 좋은 인상을 남겼고, 론 디샌티스는 무너졌고, 마이크 펜스는 사퇴했고, 니키 헤일리는 교착상태에 빠졌으며, 비벡 라마스와미는 짜증이 날 정도였다. 아무도 트럼프를 이길 순 없었다.

 

과거부터 계속되어 왔던 순환극은 어디로 갔을까? "알맹이는 어디에 있냐"고 묻는 사람은 없었지만, 속임수를 쓰는 사람도 없었다. 활주로에서 마리오 쿠오모를 기다리는 비행기도, 미국의 영혼을 위한 전쟁을 선포하는 팻 뷰캐넌도, 사악한 제국과 싸우는 매케인도, 비명을 지르는 딘도 없고, "당신은 충분히 호감이 가는 사람이에요, 힐러리"라고 외치는 사람도 없다.

 

'헉!'이라고 말하는 릭 페리도 없었고, 심지어는 "박수 좀 쳐주세요"(*각주 : 2016년 뉴햄프셔 경선 당시 후보였던 젭 부시는 쥐죽은 듯 조용한 반응을 보인 청중들에게 엎드려 절받기 식으로 박수를 받았다)라고 말하는 사람도 없었다.

 

재미가 없다. 각 정당의 대통령 후보들은 메이저리그 베이스볼 개막일인 3월 28일 이전에 정해졌다. 그리고 선거일은 필리스팀이 양키스팀을 이긴 이후에 열릴 것이다. 그것은 가장 긴 총선 중 하나로 기억될 것이다. 

 

그리고 가장 지독한 것들 중 하나로 기억될 것이다. 바이든은 그의 실수를 줄이기 위해 직원들에게 일거수일투족을 제한받는다. 그는 가벼운 스케쥴을 유지하는데, 자금을 모으기 위한 목적을 제외하고는 워싱턴 D.C. 혹은 델라웨어를 돌아다니는 일이 거의 없으며, 언론과의 교류도 자신에게 호의적인 앵커와 칼럼니스트로 제한한다. 그는 2020년처럼 트럼프가 모든 이목을 끌도록 백악관의 보호 아래에서 자신의 지하실을 상황실로 바꾸기를 원한다. 

 

트럼프는 이에 기꺼이 응할 것이다. 올해는 이전과 상황이 다르기 때문이다. 일단 트럼프가 대통령이 아니라, 바이든이 대통령이다. 그리고 대통령은 스포트라이트를 피할 수 없다.

 

둘째, 지역·주·연방 경찰은 트럼프가 선거운동 과정과 법률 사무소 및 법원 내부에 접근하지 못하도록 최선을 다했다. 그는 또한 지난 선거보다 더 적은 수의 유세행사를 개최했다. 그러나 트럼프는 아마도 10월 마지막 주에 가장 열정적인 활동을 하기 위해 에너지를 절약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그 결과는 역사상 가장 최고령이고, 가장 비호감인 두 전현직 대통령들의 긴 총선거다. 놀라울 정도로 일관된 경향성을 보이는 이번 총선에서 트럼프는 6개월 이상 동안 전국 여론조사 평균에서 바이든을 아슬아슬하게 앞서고 있고, 주 여론조사 평균에서는 조금 더 여유롭게 앞서는 양상을 보인다.

 

가장 놀라운 것은 케네디의 인기였다. 이는 그의 존재감을 줄이고 토론회에서 제외시키려는 노력에 대한 해명 요구한다.  5월 15일 이전까지 정치계에서 가장 흥미로웠던 떡밥은 트럼프의 부통령 후보에 대한 추측이었다. 그 외의 다른 모든 것은 해결되었다.

 

이제는 아니다. 두 선거캠프 모두 이번 토론회가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믿는다. 바이든은 이번 선거가 '자신과 4년 전 국민들이 거부한 사람' 사이의 선택이라는 점을 유권자들에게 상기시키고 싶어한다. 그리고 트럼프는 바이든의 쇠퇴를 보여주고, 생활비 상승과 남부 국경의 위기를 강조하고 싶을 것이다.

 

바이든은 첫 번째 토론을 통해 경쟁의 궤도를 바꾸고 트럼프보다 앞서 나가기를 바라는 만큼, 발생 가능한 재앙에 대해서 회피하고 있다. 두 번째 토론은 바이든(또는 트럼프)에게 잘못된 행보나 나쁜 인상에 대해 회복할 수 있는 충분한 시간을 주면서, 선거일 두 달 전에 진행될 것이다. 바이든의 제안, 시기, 그리고 기준은 이기는 것보다 지는 것에 더욱 가깝다.

 

그에 반해, 트럼프는 자신이 다시 대통령에 복귀하는 것에 대해 걱정하는 유권자들을 안심시켜야 한다. 물론 안심시키는 것이 그의 전문은 아니지만, 그의 기지를 발휘하는 것은 중요하다. 토론 진행자들은 트럼프에게 의회 점거 사건과 낙태권에 대한 질문들을 던질 것이다. 그의 대답은 자칫하면 중도층 유권자이 바이든을 지지하도록 만들 수 있다.

 

 그게 중요할가? 닉슨이 케네디와 맞붙은 이래로 대통령 선거 결과에 큰 영향을 미쳤던 토론회를 한번 생각해보자. 아마 1980년 열린 레이건과 카터의 토론이 있을 것이다. 대부분의 경우 토론 결과는 선거를 좌우하지 못한다. 각 당의 지지자들은 그들의 구역으로 가기 마련이다. 조지 W. 부시, 버락 오바마, 도널드 트럼프의 경우, 첫 번째 토론회에서는 이들의 성적이 좋지 않았지만, 천천히 회복되는 모습을 보인다. 오히려 마지막 토론회에서 벌어진 일들이 더 큰 영향을 미친다.

 

난 2024년 대통령 선거에서 토론회가 열릴 줄은 생각도 못했다. 바이든과 트럼프 모두에게 너무 많은 위험이 수반되는 것처럼 보였기 때문이다. 또한 대통령 선거를 해야한다는 하늘의 명령이 존재하는 것도 아니었다.

 

그러나 두 후보는 그 위험성을 다르게 계산했다. 그것이 아마 그들이 대통령인 이유일지도 모른다. 그들이 보기에, 상대방이 무너질 잠재적인 이점은 스스로가 넘어질 위험성보다 더 클 것이다. 만약 둘 중 누군가가 몰락한다고 해도, 여전히 그 상대가 엉망이 되는 꼴을 볼 기회가 있는 두 달이 남은 셈이다.

 

그런 논리가 선거판을 뒤흔들었다. 그것이 우리가 6월 27일 토론회를 앞두고 있는 이유다. 그리고 그것이 내가 그 토론회를 지켜볼 이유다. 마치 뱃 속의 아이와 같은 자세로 웅크리고 눈을 가린 채로 말이다.

 

데일리인사이트 정성민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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