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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대부분의 국가들에서 저출산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국가 입장에서 출산율이 낮아지는 것은 노동력 감소, 경제둔화 등으로 이어지는 심각한 문제이다. 그럼에도 저출산 소식에 환호하며 인구감소를 지지하는 사람들도 상당히 존재한다. 그들의 논리는 다음과 같다.
"환경파괴의 근본 원인은 인류다. 고로 인구 수가 줄어든다면 문제가 해결될 것이다."
이러한 시각에 메들린 컨스(Medeleine Kearns)가 내셔널리뷰에 작성한 칼럼의 내용을 소개한다.
인류 역사 대부분, 아이들의 존재는 축복에 가까웠다. 과거에는 짧은 기대 수명, 높은 아동 사망률, 열악한 생활 환경, 복지제도 부재 등으로 가족의 존재가 당연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더불어 종교 역시 이런 생각을 강화하는 데 일조했다.
이러한 친출생주의가 있다면 이를 훼손하려는 세력도 늘 존재해왔다. 이들의 기본적인 논리는 "인구 수가 너무 늘어나면 문제가 생긴다"는 것이다. 이는 전혀 새로운 논리가 아닌데, 1798년에 출판된 토머스 맬서스(Thomas Malthus)의 '인구론'을 그대로 계승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서구권 국가의 의원들 사이에선 '반출생주의적 사고'가 점점 만연해지고, 선진국 전역에서는 출산율이 급락하고 있다. 일부 사람들은 이러한 현상을 오히려 긍정적이고 필요한 것이라 반기고 있다.
이들 주장의 주된 근거는 '기후 위기'다. 옥스퍼드 인구 고령화 연구소의 설립자 사라 하퍼(Sarah Harper)는 텔레그래프(The Telegraph)의 인터뷰에서 "영국의 출산율 감소는 현재 우리와 지구 전체적인 측면에서 좋다"고 말했다. 이는 저출산으로 인해 '과소비 문제'가 해결될 것이라는 관점에서 나온 것이다. 또한 생물다양성센터(Centre for Biological Diversity)의 한 책임자는 사이언티픽 아메리칸(Scientific American)에 기고한 글에서 "인간활동이 생태계를 파괴했기 때문에 우리 모두 인구 감소를 축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는 인간에 대한 엘리트주의적 경멸에 지나지 않는다. 세계에서 가장 부유한 1%가 하위 50%의 2배나 되는 탄소를 배출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인구과잉이 가장 크게 발생하는 곳은 출산율이 가장 높은 '아프리카 국가'다. 또한 '재생산권과 문제들 - 인구통제에 관한 국제정치학'(Reproductive Rights and Wrongs: The Global Politics of Population Control)의 저자, 벳시 하르트만은 "인구과잉을 주장하는 사상은 늘 '과잉된 특정 계층'이 존재함을 주장한다"고 비판했다.
게다가 인구 과잉이 기후 위기의 원인임을 인정하더라도, 저출산을 환영하는 것은 이로 인해 발생하는 심각한 문제를 간과하는 행위다. 인구 감소는 곧 노동력 감소와 국방력 약화로 이어지게 된다. 더불어 연금과 의료복지 비용을 지원할 세수도 적어진다. 이는 결국 기존 인구를 더욱 압박하는 결과를 낳는다. 실제로 올해 초 프랑스는 정년을 62세에서 64세로 상향하자 거센 반발이 일었다. 정년을 70세 이상으로 상승시킬 때 대중들의 반응은 어떨지는 뻔하다.
문명의 흥망성쇠는 건강한 출산율에 달렸다. 크고 번성하는 사회는 구성원들에게 지원과 안전을 제공한다. 선조들은 기근, 전염병, 전쟁 등 나름대로의 위기를 겪고 버텼다. 이들은 인류를 공격하는 것이 아니라 소중히 여김으로써 문제를 극복할 수 있었다. 이러한 선조들의 위기 대응 방식에서 배울 수 있는 점은,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선은 '인류를 부흥시키고 운전대를 다음 세대에 넘겨주는 것'이라는 점이다.
데일리인사이트 정성민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