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대법원, LGBT 운동가들 극단주의자로 규정... "수십 개 성별 인정하라 강요할 권리 없어"

  • 등록 2023.12.07 09:2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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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측, 'LGBT 운동'의 정의에 관한 명확성 부족으로 법의 남용 여지 있어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30일(현지시각) 러시아 대법원은 성소수자 활동가들을 '극단주의자'로 지정하기로 판결했다. 법무부는 '국제 성소수자 사회 운동(the international LGBT social movement)'을 금지해 달라는 요청을 했고 재판부는 이를 수용했다. 이번 결정으로 러시아에서 성적 지향과 젠더 정체성을 드러내는 행위가 제한될 것으로 보인다.

 

실제 러시아에서는 LGBT 성 정체성을 가지고 생활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성인을 대상으로 하더라도 LGBT 선전이나 성 전환 의료행위는 러시아에서 불법이다. 2022년 통과된 법안에 따르면 온라인, 영화, 서적, 광고 등을 통해 동성애를 조장하려는 시도로 간주되는 모든 행위나 정보는 무거운 처벌 대상이다.

 

볼커 투르크(Volker Turk) 유엔 인권최고대표는 러시아 당국에 "인권 옹호자들의 업무에 부적절한 제한을 가하거나 성소수자들을 차별하는 법을 즉각 폐기하라"고 촉구했다.

 

라비나 샴다사니(Ravina Shamdasani) 유엔인권사무소 대변인은 러시아에서 LBGT 공동체의 상황이 "그냥 나쁜 상태에서 더 나쁜 상태로 가고 있다"며 "법원의 'LGBT 운동'에 대한 정의를 둘러싼 명확성 부족으로 법이 남용될 여지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것이 성소수자 공동체에게 의미하는 것은 그들의 기본권을 더욱 억압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오는 3월 새로운 6년 임기에 도전할 것으로 예상되는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은 퇴폐적인 서방 지역과 달리 전통적인 도덕적 가치의 수호자로서 러시아의 이미지를 정립하기 위해 오랫동안 노력해왔다. 푸틴은 지난해 한 연설에서 "내가 보기에 서구가 수 십개의 성별과 같은 새로운 유행과 게이 퍼레이드를 채택하는 것은 환영하지만 다른 나라에 이를 강요할 권리는 없다"고 말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Dmitry Peskov) 푸틴 대통령 대변인은 법원 결정이 발표되기 전 기자들에게 크렘린궁이 이 사건을 "면밀히 들여다보고 있지 않다"고 언급을 자제했다.

 

LGBT 활동가들은 판결 이후 큰 영향을 받을 것으로 스스로 예측하고 있다. 지난달 17일 법무부는 "사회적, 종교적 불화의 선동을 포함한 '극단주의 성향의 다양한 징후'가 러시아 소재 LGBT 활동가들에게서 확인되었다"고 주장했다.

 

성소수자 운동가 아다 블레이크웰(Ada Blakewell)은 공식 발표에 대해 "집권 세력은 러시아에 있는 LGBT 사람들이 차별당하지 않고 동등한 권리를 가졌다고 착각하게 한다"고 비난했다. 그는 "나의 의지와 무관하게 1년 동안 본래 성으로 돌아가는 치료 프로그램을 받았다"며 "법원의 결정이 채택된 후에는 치료를 받았다는 사실에 대해 절대 말할 수 없다"고 말했다.

 

데일리인사이트 이재영 기자 |

이재영 기자 ljybest99@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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