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버드 대학교는 연방 합동 반유대주의 대책위원회가 아이비리그 학교에 대한 보조금과 계약금을 22억 달러 삭감한지 일주일 만에 트럼프 행정부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이는 하버드 대학교 측이 "연방정부가 대학에게 광범위한 제도적 변화에 대한 요구를 따르도록 강요함으로써 위헌적인 불이익을 주고 있다"고 주장함에 따른 것이다.
내셔널리뷰에 따르면, 하버드 대학의 변호인들은 51페이지 분량의 고소장에서 "하버드 대학과 다른 대학들이 직면한 균형은 명확하다. 정부가 귀하의 학술 기관을 세세하게 관리하도록 허용하거나, 의학적 혁신·과학적 발견·혁신적 솔루션을 추구하는 기관의 능력을 위태롭게 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지난 21일(현지 시각) 제출된 소장은 월스트리트저널이 트럼프 행정부에서 이미 발표된 22억 달러 규모의 연방 보조금 및 계약에 더해 하버드에 대한 10억 달러 규모의 추가 보조금 및 계약 철회를 계약했다고 보도한 지 하루만에 나온 것이다. 트럼프 행정부 관계자들은 학교 측이 캠퍼스 내 반유대주의에 맞서기 위한 다양한 정책 개혁에 대한 요구를 담은 서한을 공개한 데 대해 불만을 표했다.
백악관의 요구사안에는 '하버드 프로그램에 대한 연방 감사', '유학생의 신념에 따른 평가 합의', 그리고 '하버드가 이를 준수하도록 감독할 관리인 임명' 등이 포함되었다. 하버드는 공개 서한을 통해 해당 요구들을 거부했고, 이에 따라 다기관 반유대주의 태스크포스는 하버드에 대한 20억 달러 이상의 예산을 회수했다.
앨런 가버 하버드 대학교 총장은 "연방정부가 대학에 대해 전례없는 부적절한 통제를 강요하려 한다"고 비난하며 "이러한 요구를 충족시키지 않을 것"임을 거듭 강조했다. 가버는 21일 "우리는 전국의 대학들이 정부의 부당한 간섭 없이 법적 의무를 준수하고 사회에서 필수적인 역할을 최상으로 수행할 수 있다는 사실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태스크포스는 법무부, 교육부, 보건복지부, 그리고 총무청으로 구성되어 있다. 해당 소송은 각 부처 및 기관들의 책임자들과 기타 행정부 관계자들의 이름을 명시하고 있다. 또한 백악관은 하버드 대학교가 캠퍼스 내 반유대주의를 해결하고 연방시민권법을 준수하고 있는지 조사하기 위해 하버드 대학에 대한 약 90억 달러의 연방 지원금을 검토하고 있다. 이에 하버드는 현재 반유대주의에 대처하고 캠퍼스 내 지적·관점적 다양성을 확대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합동 반유대주의 태스크포스의 조치에 대해서 트럼프 행정부를 공식적으로 고소한 것은 하버드 대학교가 처음이지만, 하버드 소속 교수 단체들은 이전에도 소송을 제기한 바 있다.
하버드 대학교와 마찬가지로 콜롬비아 대학교도 반유대주의 우려로 인한 압박에 직면해 있다. 태스크포스는 지난달 콜롬비아 대학교에 배정된 40억 달러 이상의 연방 보조금과 계약을 취소했고, 이후 학교 관계자들은 백악관이 제시한 일련의 요구 사항들에 굴복했다. 그러나 행정부는 콜롬비아 대학교에 대한 통제력을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한편 트럼프 행정부는 연방 반유대주의 지침을 준수하게 만들기 위해 법원이 승인한 동의 판결을 통해 콜롬비아 대학교에 대한 연방 감독을 확보하려 하고 있다. 이에 대한 효력과 집행력을 확보하려면 콜롬비아 대학교가 자발적으로 동의 판결에 참여해야 하지만, 클레어 쉽먼 콜롬비아 대학교 총장 대행이 잠재적인 합의를 거부한 것으로 보이면서 양측 간 합의 가능성은 여전히 낮은 것으로 전망된다.
데일리인사이트 정성민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