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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시 사망 이후 이란의 다음 행보는?

단기적으로 이란은 현재의 군사 정책을 유지할 것으로 예측

*편집자주

아래 기사는 파르하드 레자에이(Farhad Rezaei)가 내셔널리뷰에 기고한 칼럼을 번역한 기사이다.

 

19일, '테헤란의 도살자'로 알려진 에브라힘 라이시 이란 이슬람공화국 대통령이 호세인 아미르 압돌라얀 외무장관을 포함한 고위관리들과 함께 헬기 추락 사고로 사망했다.

 

이번 사건은 이란 전국에 충격을 안겨주었고, 해당 국가에게 즉각적이고 장기적인 영향에 대한 긴급한 질문을 촉발시켰다. 갑작스럽게 대통령 자리가 공석이 되자, 라이시의 후임자가 누구인지에 대한 추측을 불러왔으며, 궁극적으로는 차기 최고지도자가 누구인지에 대한 추측을 유발했다.

 

이란의 정치체제는 복잡하고 불투명해서 추측하기 어렵다. 대통령은 행정부와 관료조직을 관장하고, 이슬람혁명수비대(IRGC)는 국유 기업들을 장악하면서 사실상 모든 경제 분야의 거대 기업을 자신의 것으로 만들었다. 최고 지도자는 이런 다양한 국가와 국유 기업 간 이해관계의 궁극적인 결정자이자 중재자라고 일컬어진다.

 

라이시는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의 제자였으며, 많은 사람들이 하메네이 사후 최고 지도자 자리에 오를 잠재적인 후보로 여겼다. 그러나 라이시가 경제를 망쳤다고 비난 받은 인기 없는 대통령임을 고려한다면, 이런 사실을 믿기 어려울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라이시의 사망은 정권에게 '새로운 지도자'를 찾아야 한다는 불쾌한 임무를 안겨준다. 하메네이가 의장을 맡은 '수호자 협의회'가 승인한, 극도로 제한된 후보자 목록으로 인해 선거 과정이 무의미하게 공동화되었기 때문에 크게 놀랄만한 일은 벌어지지 않을 것이다.

 

라이시의 사망에 대한 공식 애도 기간이 끝나면, 몇몇 남성들이 후보로 출마할 것으로 예상된다. 여기에는 모하마드 하타미, 마무드 아마디네자드, 하산 로하니가 포함되며, 이들은 모두 전직 대통령이다. 또한 모하마드 모크버 수석부통령, 모하마드 자바드 자리프 전 외무장관, 알리 라리야니 전 의회의장, 알리 샴카미 전 국방장관, 사이드 잘릴리 전 핵 협상가,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 등도 포함될 것이다.

 

이전에 일어났던 일처럼, 수호자 협의회는 하타미, 아마디네자드, 로하니, 그리고 자리프를 즉시 실격시킬 것으로 보인다. 또한 알리 샴카미는 가족의 부패 및 횡령 의혹으로 명예가 실추되었다. 그는 간첩 혐의로 처형된 알리레자 아크바리와 연관이 있다는 의혹으로 최고국가안보회의에서 해임되었다. 그러나 잘릴리와 갈리바프는 승인될 가능성이 있다.

 

지난 선거로 미루어 볼 때, 새 투표가 어떤 흥분을 불러일으키거나 변화를 예고할 것으로 예상되지 않는다. 오히려 새로운 선거는 투표율이 48%였던 2021년보다 훨씬 더 적은 유권자들의 참여가 예상된다. 실제로 5월 11일에 열린 12대 이란 의원 선거 제2차 투표에서 투표율은 8%에 그쳤다.

 

라이시의 죽음으로 차기 지도자를 선출하는 전문가 총회의 3인 위원회에 공석이 생겼고, 이를 하메네이가 채워야 했다. 무력화된 대통령과 달리, 새로운 지도자는 이슬람 혁명의 미래에 결정적 역할을 해야 할 것이다. 아야톨라 하메네이가 그의 강경파 유산을 보존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는 점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고, 그의 아들인 모즈타바 하메네이에게 대통령 자리를 승계할 가능성이 높다.

 

현재 모즈타바는 하급 성직자 호자 톨레스람(Hojatoleslam), 즉 '이슬람 권위자'로 쿰 신학교와 테헤란 신학교에서 코란을 교육하는 일을 맡고 있다. 그러나 동시에 그는 IRGC 정보부와 준군사조직인 바시즈를 통제하는 '왕좌 뒤의 세력'으로 알려져있다.

 

서구권 전문가들 사이에서 가장 지지받는 이론 중 하나는 아야톨라 하메네이가 '그의 아들을 임명함으로써 '세습군주제'를 모방하는 것'을 반대한다고 가정한다. 이란 언론은 이에 대해 문제를 제기한 적이 없기 때문에 해당 개념이 어디서 비롯되었는지는 알 수 없다.

 

반대로, 이란 언론은 시아파 성직자 중 높은 계급을 지칭하는 데 사용되는 '아야톨라'라는 명칭을 모즈타바를 언급할 때 사용했다. 모즈타바의 부당한 승진은 아야톨라 하메네이가 자신의 발탁을 '아야톨라의 계급'을 요구하는 자리로 더욱 입맞에 맞게 만들기 위한 계획의 일부로 여겨져 왔다.

 

그러나 아버지의 후계자로서 모즈타바의 미래가 완전히 보장되는 것은 아니다.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은 그가 대중들 사이에서 인기가 부족하다는 점이다. 그는 2009년 녹색혁명 당시 바시즈(준군사 자원봉사 민병대) 탄압과 2019~2021년 시위에 관해 널리 비난 받아왔다. "모즈타바 죽어라", "넌 절대 지도자 못 됀다"와 같은 슬로건은 이란 사람들 사이에서 인기를 끌었다.

 

또한 모즈타바는 마즐리스 의회에서 다수당을 차지하고 있는 강경파 페이다리당과 관련된 젊은 지도자 그룹의 격렬한 반대에 직면하게 될 것이다. 어느정도 서구와 타협하고 포용하는 것이 '신중한 행동'인 것으로 여겼던 기성세대와 달리, 젊은 이슬람교도들은 '작은 사탄' 이스라엘과 '거대한 악마' 미국으로부터 자유로운 중동을 향한 '이란 이슬람 혁명'의 첫 창시자 아야톨라 호메이니의 비전에 전적으로 헌신하고 있다. 급진적 보수주의자이자 수호자 평의회 의원인 아야톨라 아흐마드 카타미가 이들의 지지를 받는 후보로 소문이 나있다.

 

적당한 변화를 바라는 사람들에게 이러한 시나리오는 그닥 고무적이지 않다. 단기적으로 이란은 현재의 정책들과 핵 능력 달성 목표를 계속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장기적으로 초강경 세력이 자신의 이미지를 닮은 지도자를 선출하는 것에 승리한다면, 정권은 더욱 공격적으로 변할 수 있다.

 

데일리인사이트 정성민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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