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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악에서 더 최악으로, 죽음의 마약 : 펜타닐과 자일라진

  최근 대한민국과 미국 그리고 전 세계적으로 심각하게 문제가 되고 있는 마약이 있다. 바로 “펜타닐(Fentanyl)"이다. 미국 시민단체 ”Families Against Fentanyl“의 2022년 보고서에 따르면 2015년부터 2021년 약 6년 간 펜타닐 과다복용으로 인한 사망자가 미국 내에서만 약 21만 명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마약청정국이었던 한국에서도 최근들어 마약 범죄가 자주 발생하고 있으며 이에 행정안전부에서 펜타닐을 관리하기 위한 방안을 논의할 정도로 펜타닐로 인한 문제는 전 세계적으로 매우 심각하게 다루어지고 있다.

 

  펜타닐은 강력한 마약성 진통제의 일종으로 수술 후 또는 암으로 인한 통증과 같이 도저히 걷잡을 수 없는 강한 통증을 막기 위한 최후의 보루로 사용하는 “진통제”였다. 그만큼 강력한 약이기에 부작용이 뒤따라 의사들 역시 처방을 꺼린다. 이토록 강력한 약물을 오남용하게 되면 심각한 문제가 생긴다. 펜타닐이 과량 투여되게 되면 호흡중추가 마비되고 그로 인해 호흡을 하지 못해 사망에 이르게 된다.

 

  펜타닐이 위험한 이유는 낮은 치사량과 더불어 높은 중독성을 갖고 있다는 것이다. 펜타닐의 중독성은 헤로인의 100배에 달하며 단 2mg이라는 극소량만 흡입하더라도 호흡중단 그리고 사망에까지 이를 수 있다. 지난 2022년 12월 13일, 미 플로리다 주에서는 마약 단속에 나선 여경이 바람에 날린 극소량의 펜타닐에 노출되면서 기절한 사건이 있었다.

 

  이미 미국은 펜타닐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펜타닐을 최악의 마약이라 이야기했지만, 상황은 더 최악으로 흘러가게 되었다. 바로 “자일라진(Xylazine)” 때문이다. 미 정부는 자일라진을 신흥 위협 약물로 지정했으며 불법 유통을 대처하겠다고 밝혔다.

 

  자일라진은 흔히 트랭크(Tranq), 좀비약(Zombie Drug)으로 알려져 있으며 동물용 진정제로 사용되는 동물용 의약품이다. 그러나 마약사범들은 반감기가 짧은 펜타닐의 최면, 환각상태를 오래 유지하기 위해 자일라진과 조합해 함께 투약하고 있다. 그로 인해 과다복용으로 인한 사망과 타 마약류 약물 복용 증가 및 부작용의 위험이 크게 증가하고 있다.

 

  자일라진이 심각한 이유는 펜타닐 과다복용시 투약하는 마약길항제인 나르칸(Narcan)과 날록손(Naloxone)에 자일라진이 반응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또한, 자일라진은 주사 부위와 주사를 하지 않은 부위에서도 심각한 피부 농양과 괴사를 유발해 사지를 절단해야하는 상황이 생겨날 수도 있다.

 

  이런 심각한 부작용에도 불구하고 지난 10년 간 자일라진 투여자 수는 계속해서 증가하고 있다. 2010년에서 2015년 사이 자일라진 투여자 수는 헤로인, 펜타닐 과다복용자 중 2% 정도에만 발견되었지만, 2019년에는 펜타닐-자일라진 과다 복용 사례의 수가 증가, 858건 중 262건으로 사망자의 약 31%를 차지하고 있다.

 

  심각한 부작용과 많은 문제를 야기함에도 불구하고 자일라진은 펜타닐과는 다르게 규제 약물이 아니다. 그로 인해 온라인에서는 자일라진을 kg단위로 판매하고 있으며 자일라진 분말 1kg당 약 6~20달러에 판매하고 있다. 이렇게 싼 가격과 쉬운 접근성으로 인해 사람들이 기존 헤로인, 필로폰 등의 약물보다 더 쉽게 접할 수 있게 되었다. 미 DEA(Drug Enforcement Administration, 마약단속국)에 따르면 2022년부터 약물 과다 복용 사망자 중(펜타닐, 헤로인, 코카인 등)에서 자일라진이 검출되는 경우가 더 많아지고 있다고 밝혔다.

 

  미 국가마약통제정책국(Office of National Drug Control Policy)은 자일라진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대응책을 제안했지만, 바이든 행정부는 문제의 근본 원인을 다루지 않고 있으며 제대로 대응을 하지 못하고 있다.

 

  자일라진은 푸에르토리코와 미 북동부에서 처음 등장했으며, 펜타닐-자일라진 혼합물이 미 50개 주 중에서 48개 주에서 발견되었다. 미 남부에서 자일라진이 가장 많이 발견되었으며, 그 다음으로는 서부에서 발견되었다. 그러나, 미 행정부는 멕시코 국경을 사실상 자유롭게 넘나들고 있는 펜타닐에 대해 제대로 대응하지 않고 있는 것처럼 자일라진에도 구체적인 조치를 하지 않고 있다.

 

  한편, 펜타닐-자일라진 과다 복용자 및 마약사범의 수는 미국 뿐만이 아닌 대한민국과 전 세계에서 걷잡을 수 없을만큼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데일리인사이트 서대곤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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