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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독교 중도우파, 트럼프 MAGA와 입장 일치하지 않아

기독교 내 트럼프 지지자와 중도우파의 입장 갈리는 현상
기독교 중도우파 "‘MAGA는 종교적 포퓰리즘"

  2016년 이후 ‘보수적인 기독교’와 ‘MAGA(Make America Great Again, 트럼프를 대표하는 구호) 식 포퓰리즘’의 관계는 뜨거운 대중의 반응을 일으켰다. 그럼에도 보수적인 기독교인들의 일부는 냉정했다. 이러한 ‘중도우파 복음주의자’들은 종교적 권리에 대한 MAGA식 포퓰리스트 입장을 비판하며 본래의 기독교의 도덕적 입장과 구별한다. 즉 MAGA식 포퓰리즘은 그저 종교적 포퓰리즘일 뿐이라는 것이다.

 

  좌익 비평가 측에서는 MAGA식 포퓰리즘과 기독교의 도덕적 입장이 항상 하나였고 똑같았다고 주장한다. 또한 이들은 MAGA 정치를 '급진적인 종교적 우익 정치'라고 선언하고 비난한다.

그러나 포스트 리버럴(postliberal) 기독교 사상가들은 종교적 포퓰리즘에 대한 반발을 현재 미국 자유주의의 진영의 자연스러운 결과로 본다. 그들은 현재의 과도한 자유 체제가 붕괴하고 대체할 강력한 기독교 사회 질서를 원한다.

 

  이러한 관점은 크레머의 책에 잘 반영되어 있다. 옥스포드 대학 연구원인 토비아스 크레머(Tobias Cremer)는 새 책 <무신의 십자군: 서구의 종교, 포퓰리즘, 우파 정체성 정치>(The Godless Crusade: Religion, Populism, and Right-Wing Identity Politics in the West, Cambridge University Press 2023, 미번역)에서 현대 포퓰리즘과 종교적 상징성의 교차점을 탐구한다. 크레머는 서구 포퓰리즘 정당들이 종교적 상징성을 신앙에 기반한 헌신보다는 문화적 정체성으로 사용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그는 (포퓰리즘 정당이)"기독교를 포용하는 것으로 보이는 이유는 기독교 신앙이나 도덕적 약속의 표현이라기 보다는 외부인에 대항하여 자신을 정의하기 위해 사용되는 문화적 표지를 기념하는 것"이라고 언급했다. 그의 연구는 정치적 경향의 분석과 독일, 프랑스, 미국의 114명의 정치적, 종교적 지도자들과의 인터뷰에 근거를 두고 있다.

 

  크레머는 서구 정당 정치의 전통적인 분열이 세계화를 받아들이는 세계주의자와 지역적 애착과 상속된 정체성을 우선시하는 공산주의자 사이의 분열로 대체되고 있다고 주장한다. 이 새로운 풍경에서 우익 포퓰리스트들은 자신들의 문화적 정체성을 묘사하기 위해 기독교 상징성을 사용하며, 무슬림 이민자와 같은 외부인들에 대항하는 강력한 공통분모 역할을 한다.

 

  그의 연구는 이러한 종교적 상징성의 사용이 비종교적 유권자들에게 가장 강력하게 반향을 일으킨 반면, 실천하는 기독교인들의 반응은 이끌어 내지 못했다고 평가한다. 크레머는 "포퓰리즘 지도자들에게 기독교는 상징적으로 강력한 '가장 낮은 공통분모'이자 무슬림 이민자들에 대한 경계표 역할을 한다"고 설명한다.

 

  종교적 상징물을 포퓰리즘적으로 사용함에도 불구하고, 크레머는 이러한 경향이 이 정당들 내에서 기독교 신앙과 실천이 소외되는 것이라고 주장한다. 그는 "반대로, MAGA 집회와 1월 6일 의사당 습격과 같은 포퓰리즘적인 환경에 존재하는 눈에 띄는 기독교 상징성은 급진화된 종교적 권리를 반영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더 세속적인 우파 세력에 의해 가려진 것이다"라고 말한다.

 

  해당 책은 서구의 종교, 포퓰리즘, 우파 정체성 정치의 진화하는 관계에 대한 흥미로운 시각을 제시하고 있다. 종교 부흥이 포퓰리즘의 부상을 주도하고 있다는 일반적인 믿음에 대해 또 다른 대안적인 이야기를 제공한다. 오히려, 그는 세속주의의 부상이 종교 부흥의 중요한 요인이라고 주장한다.

 

데일리인사이트 이재영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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