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달 발표된 월스트리트저널과 시카고대학 연구소가 진행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미국인의 56%가 4년제 학위를 취득할 필요가 없다고 선택하였다. 이러한 수치는 13년도에는 47%, 17년도에는 51%로, 지난 10년동안 지속적으로 증가해오고 있다.
대학 교육에 가장 회의적인 연령대는 18~34세 젊은 층이었다. 10명 중 6명(63%)이 대학이 쓸모없다고 답했다. 대학 교육을 신뢰하는 사람들은 주로 미국 민주당원, 대학 학위 보유자, 연 소득 10만 달러 이상인 자들이었다. 부정적인 응답을 한 사람들은 공화당 지지자, 남성, 시골 거주자가 우세했다. 대학 학위를 가진 사람 중 42%가 대학이 가치가 없다고 답했다. 이 비율은 지난 10년 동안 지속 증가하고 있다.
부정적 응답이 지속 증가하는 이유는 대부분의 경우 대학 졸업 후 평생 얻을 소득보다 갚아야할 학자금 대출금이 더 많기 때문이다. 결국 대학진학보다 직업기술 교육을 더 권하는 분위기로 전환되고 있다. 게다가 학자금 대출뿐만 아니라 Woke 문화도 부정적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Woke’는 2010년대 들어 정치적 올바름(Political Correctness)를 대체한 단어다. Woke의 의미는 “인종 차별 등의 문제에 의식을 갖고 깨어있는 것”이다. 즉 미국 급진좌파가 중시하는 젠더 및 인종, 성소수자 차별의 이슈에 이해도를 갖고 관련 행동을 하는 깨어있는 상태를 뜻한다.
대학에서의 Woke 문화는 대학 자체의 경쟁력을 떨어뜨리는 것으로 드러났다. 플로리다의 공립대학들은 Woke 어젠다에 따라 DEI(다양성,평등성,포용성)를 위한 조치에 1500만 달러를 투자했다. 이 비용은 유능한 교수진이 아닌 DEI 정책을 실현하기 위한 관리자의 인건비에 지급되었다. 이로 인해 대학 강의들에 DEI 내용이 반영되고 있다. 드산티스 플로리다 주지사는 “정치적 의제를 추진하기 위해 고안된 학위가 아니라 고임금 직업으로 이어지는 학위를 가진 졸업생"을 배출할 것을 촉구했다.
학생들도 DEI 조치에 불만을 제기하고 있다. 그 이유는 자율성보다 어젠다를 중시하느라 강의 수준이 제자리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취업시장에서도 Woke 문화가 강한 아이비리그 대학 출신 졸업생을 채용하길 꺼린다는 주장까지 등장한다. Woke 문화가 한국 대학에 퍼진다면 미국 대학이 겪는 어려움을 그대로 겪어야 한다. 대학이 학문적 진리보다 Woke 문화를 더 중시한다면 학생과 사회의 신뢰를 얻을 수 없다. 진정 깨어있는 학생들이 Woke 문화를 경계해야 하는 이유다.
데일리인사이트 기자 | 이재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