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재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에서 연금개혁 문제에 관하여 ‘보험료율과 소득대체율을 조정하는 모수개혁부터 완료하자’는 모습을 보인 가운데, 22일 연금개혁청년행동(이하 청년행동)은 국회소통관에서 “미래를 살아갈 청년들의 의견은 묵살한 채 포퓰리즘 연금개악을 강행하려 하느냐”며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이날 기자회견에서는 ‘미래세대 돈으로 빚잔치, 연금인상 절대 반대’, ‘4대보험만 월급 50%, 미래세대 다 죽는다’, ‘이딴 식으로 할거면 국민연금 폐지하라’ 등의 구호를 내걸고 손영광 청년행동 공동대표 (울산대 공대 교수), 권예영 청년행동 대학생위원장 (연세대학교 학생), 민동환 청년행동 연구원(서강대 경제학과 대학원생) 등이 국회 보건복지위의 연금개혁 논의 방향성을 비판하였다.
본격적인 기자회견에 앞서 권 위원장은 국회를 향해 “구색 맞추기용 공청회만 열고, 겨우 한달 내에 ‘연금 개악’ 입법을 마무리 짓겠다고 밀어붙이고 있다”며 “연금개혁의 진정한 목적은 미래세대가 부당하게 짊어질 막대한 빚을 줄이는 것인데, 야당 주도의 국민연금법 개정안들은 더 퍼주기만 하고 빚을 늘려 ‘연금개악’이라고 부를 수밖에 없다”며 운을 띄웠다.

첫 순서를 맡은 민 연구원은 현재 국민연금 제도에 관하여 “보험료율 9%에 소득대체율 40%로 낸 것에 비해 과도하게 많이 받는 기형적인 구조”라며 “그 때문에 매일 885억원, 매년 32조원이라는 천문학적인 부채가 쌓이고 있는 중”이라고 밝혔다.
이어 “아무리 적립기금 1200조원이 있어도, 약속 지급 액수가 3000조원이라 미적립부채가 1800조원”이라며, “이는 삼성전자 시가총액 350조원의 5배, 모든 코스피 상장 기업의 시가총액 2000조원과 맞먹는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민 연구원은 “이러한 상황 속에서 연금이 본격적으로 인출되기 시작하면 기금은 급속도로 고갈된다”며 “현재 예상되는 고갈 시기는 약 30년 후로 지금 30대 이하는 연금을 받기도 전에 기금이 고갈된다”고 말했다. 그리고 “연금이 고갈되는 순간 국민연금 보험료는 한 순간에 월급의 28%로 폭증하고 점차 증가해 35~43%까지 다다를 것”이라며 “미래세대는 건강보험까지 합쳐 4대보험만으로 월급의 50%를 내야하는 처지”라고 주장했다.
이러한 상황에 대해 민 연구원은 “미래세대에게 감당하지 못할 빚 폭탄을 넘겨줘서는 안 된다”며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해서는 지속가능하고 공정한 연금으로 개혁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그리고 보건복지위 공청회에 진술인으로 참석하는 남찬섭 동아대 교수, 주은선 경기대 교수를 향해 “자신의 이념은 잠시 내려놓고 미래세대를 위한 책임있는 발언을 하기 바란다”고 촉구했다.
권 위원장은 자신을 졸업을 앞두고 사회생활을 막 시작한 직장인이라고 자신을 소개하며 현 국회의 연금개혁 방향을 비판했다. 권 위원장은 “4대 보험만으로 월급의 50%를 내야하는 미래가 다가오고 있는데 결혼과 출산을 준비해야 하는 청년으로서 현 상황이 절망스럽다”며 “한국사회는 저출산을 부추긴다는 확신까지 들 정도”라고 말했다.
이어 박주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포함한 야당 의원들에게 “연금의 지속가능성을 도모하는 구조개혁이 아니라 고갈 시기만 적당히 10년 정도 늦추자는 모수개혁은 미래세대에 폭탄을 돌리는 태도”라며 “모수개혁을 해도 보험료율을 높이거나 소득대체율을 낮춰야만 부채가 줄어들지만, 야당은 소득대체율을 인상하는 데에만 목숨을 걸고 있다. 이는 미래세대의 월급으로 연금을 나눠주고 표를 팔아 포퓰리즘 입법독재를 하겠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특히 앞서 9시경 연금개혁에 관한 기자회견을 진행했던 김남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가르키며 “보험료율 13%, 소득대체율 50%를 이야기하며 청년들의 지갑을 더 털어보겠다는 법안을 발의했다. 표를 받기 위해 소득대체율을 올리는 ‘더 내고 더 받는 안’을 제안했다”며 비판했다.
또한 김 의원이 작년 11월 “연금개혁의 가장 큰 원칙은 노후소득보장”이라고 말한 것에 “노후소득보장보다 ‘지속가능성’이 더 큰 원칙”이라며 “아무리 많이 퍼주고 싶어도 누구 돈으로 퍼주자는 것이냐, 미래세대 월급으로?”라고 반박했다.
매년 GDP의 1.5%만큼 국고를 투입하자는 김 의원의 주장에 관해선 “GDP의 1.5%는 30조원이 넘는 돈이다. 더군다나 현재 국민연금 미가입자와 사각지대에 위치한 저소득층 등을 다 차별하고 오로지 국민연금 가입자들만을 위해 매년 30조원을 쓰자는 것이냐”며 “국민 차별의 끝판왕”이라고 비판했다.
권 위원장은 “국회의원들과 전문가들의 무책임한 횡포가 계속되다 보니, 청년들은 국민연금 폐지를 외치고 있다”며 여론조사 결과를 꺼내들었다. 실제로 과거 청년행동에서 의뢰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20~30대 청년의 40%가 국민연금 폐지를 지지했다.
이어 권 위원장은 “현 국민연금은 지속가능성이 결여되었고 재정상태도 좋지 않아 구조개혁이 필요한 상황”이라며 대표적인 구조개혁 방안으로 ‘자동조정장치’를 언급했다. 이는 평균수명, 인구구조, 경제 상황 등을 고려하여 연금액을 조정하고, 내는 것 대비 지나치게 많이 받는 연금수급액을 조정하는 제도이다.
권 위원장은 “국민연금 재정 상태가 최악으로 치닫고 있는 한국은 자동조정장치를 오늘 당장이라도 도입해야 한다”며 “포퓰리즘에 연연하지 않는 이런 구조개혁이야말로 미래세대를 위한 진정한 연금개혁”이라고 강조했다.

손 공동대표는 전영준 한양대 교수가 EBS 다큐멘터리에서 한 발언을 인용하며 “적게 내고 많이 받는 ‘국민연금의 기형적인 구조’로 인해 부모 세대는 인지 여부와 무관하게 자녀 세대에게 빚을 떠넘기고 있으며, 미래세대는 이를 갚기 위해 월급의 30~40%로 폭등하는 보험료를 감당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소득보장을 확대하자는 주장을 펼친 윤홍식 인하대 교수, 남찬섭 동아대 교수 등을 꼬집어 “이들은 국민연금 부채에 관한 정보는 철저하게 숨기고 연금을 더 퍼주자고 국민들을 선동했다”며 “비록 저는 사회복지와 무관한 공대 교수이지만, 학생들의 면전에서 그들의 돈을 갈취하는 소득보장론 교수들의 패악질을 참을 수 없다”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손 공동대표는 소득보장론 교수들을 향해 “한결같이 민주노총, 참여연대, 또는 관련 단체들의 연합체로 구성된 공적연금강화 국민행동에서 활동하는데, 아무리 사회주의를 사랑한다 하더라도 자녀 돈을 수억원씩 갈취하는 것은 정상적인 사회에서 있을 수 없는 패륜행위”라고 지적했다. 이어 야당 의원들에게 “가짜 전문가들에게 속아 역사에 남을 미련한 선택을 하지 않길 촉구한다”고 호소했다.
그리고 손 공동대표는 민주노총, 참여연대 등에 소속된 소득보장론 교수들을 향해 “자신이 있다면 연금개혁청년행동의 분야별 청년 전문가들과 공개토론에 응해달라”며 “뒤에서 조용히 고소‧고발이나 일삼을 정도의 소인잡배는 아닐 거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손 공동대표는 “미래세대가 짊어져야 할 짐에 대한 고민 없이 연금개악을 강행한다면, 특히 젊은 청년들과 미래세대 사이에서 ‘국가를 망치는 반대한민국 세력의 입법독재 때문에 부득이 계엄을 했다‘는 윤석열 대통령의 주장에 힘이 실릴 수 밖에 없을 것”이라며 “제발 포퓰리즘 입법 독재를 멈추고 양심적으로 미래세대 생각을 해주시길 바란다”고 호소했다.
데일리인사이트 정성민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