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주
해당 기사는 내셔널리뷰의 카일라 바취가 작성한 기사를 번역 및 재구성한 것으로, 현재 미국에서 급진 좌파 성향을 가진 여성들 사이에서 조명된 4B 운동(시초는 대한민국)에 대해서 다루고 있다.
2024년 대통령 선거를 앞둔 시점에서 성별 간 정치적 성향 차이에 관한 많은 담론들이 쏟아져 나왔고, 미국의 모든 여성들이 카말라 해리스 민주당 후보에게 투표할 것으로 예상되었다. 이후 출구조사에서는 성별 간 격차가 분명했지만, 이는 핵심적인 부분은 아니었다. 결국 모든 여성이 건강한 경제 정책보다 '여성 대통령' 그 자체에 집착했던 것은 아니었던 셈이다.
실제로 출구조사에서는 여성 유권자의 54%가 해리스에게 투표했고, 44%가 도널드 트럼프 후보에게 투표했다. 이는 상당한 차이를 보인 것은 맞으나, 역대 최고의 격차까지는 아니었다. (1996년 대통령 선거 당시에는 여성 유권자의 55%가 빌 클린턴(민주당)에게, 38%가 밥 돌(공화당)에게 투표했다. 반면 남성 유권자의 54%는 트럼프에게, 44%는 해리스에게 투표했다.
'여성'이라는 정체성 집단 내에서도 정치적 성향 차이가 존재한다는 명백한 증거에도 불구하고, 이것이 '미국 여성의 종말'이라고 주장하는 극좌 여성들의 모습은 여전히 남아있다. 이들은 미국 여성의 44%가 여성혐오 정권에 표를 던지도록 세뇌당했다고 진심으로 믿고 있다. 즉, 트럼프가 모든 미국 여성들로 하여금 앞치마를 두른 채로 주방에 돌아가도록 하던지, 그 외의 방식으로 여성을 탄압할 것이라고 억지 주장을 하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극좌 여성들은 트럼프의 가부장적 모습에 맞서 싸우기로 결심했다. 선거 직후, 구글에서는 '면도', '머리 깎기', '나의 몸, 나의 선택' 등의 단어가 검색되는 양이 급증했다. 그리고 그 중에는 '4B운동'도 존재했다.
4B운동은 2016년 대한민국에서 시작되었는데, 한 남성이 공공화장실에서 낯선 여성을 살해한 사건에서 시작되었다. 그가 여성을 살해한 이유는 '여자들이 자신을 무시했기 때문'이었다. (*편집자주: 당시 경찰은 가해자가 정신질환을 앓고 있었으며, 피해망상 증세를 보였기 때문에 여성혐오 범죄가 아니라 '정신질환자의 묻지마 살인'이었다고 결론지었다.) 이미 남녀갈등이 심각했던 나라에서, 해당 살인 사건의 공론화는 그야말로 화약고를 터뜨린 것과 다름이 없었다.
4B라는 이름은 4가지의 원칙을 한국어로 약칭한 것에서 유래되었는데, 그 의미는 각각 '비섹스', '비연애', '비혼', '비출산'이다. 간단히 말해, 이는 여성의 전통적인 역할에 대한 단호한 거부일 뿐 아니라 모든 남성에 대한 거부다.
이런 '레디컬 페미니즘' 모델은 여성이 아내이자 어머니가 될 수 있고, 남성과 동등한 존엄성을 가지고 세상에서 활동하도록 하는 접근 방식을 용납하지 않는다. 즉, 4B운동은 남성을 완전히 피하고, 그를 통해 남성성을 완전히 없애버리려고 하는 것이다.
존 밀턴의 성경에 관한 서사시 《실낙원》의 설명에 따르면, 세상은 하나님이 여성을 형성함으로서 완성되었다. 실제로 하나님은 아담의 갈비뼈를 취해 이브를 만들었고, 밀턴은 이를 '천국의 마지막 최고의 선물'이라고 평했다. 그러나 4B운동에 따르면 아담의 창조 자체가 하나님의 실수가 된다. 그리고 이브는 선악과를 먹음으로써 죄를 지은 것이 아니라, 남자들이 강요한 구속으로부터의 해방을 추구한 것이 된다.
틱톡에서 ABC뉴스의 '더 뷰' 시사토크쇼까지, 리버럴 성향의 여성들은 4B운동과 같은 '섹스 파업' 모델의 정치적 행동을 옹호해왔다. 애리조나 주립 대학의 여성 및 젠더학 연구 교수인 브레앤 파스는 워싱턴포스트에서 "4B운동은 '어디에나' 존재한다"고 말했다. 그녀는 선거 직후 "젊은 여성들은 자신의 생식권이 안전하다고 믿지 않기 때문에 자신의 주체성을 주장하고 스스로의 몸에 관한 통제감을 되찾기 위한 새로운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고 말했다.
물론 여성은 성관계를 원하는 남성에게 거절을 표할 권리가 있는 것은 사실이다. 그저 이제와서 해당 주장을 펼치는 리버럴들이 시대에 뒤떨어졌다는 것을 말하고 싶다. 그동안 종교적 우파들은 수십년 가까이 이런 주장을 펼쳐 왔다. "훅업 문화는 나쁘고, 캐쥬얼한 섹스는 금방 질린다."
심지어 파스는 가톨릭 신도들이 수년간 주장해왔던 또 다른 주장을 내세웠다. "젊은이들은 섹스를 하고 싶어하지만, 우리들이 낙태는 할 수 없게 되길 바란다. 둘 다 가질 수는 없는 것이다." 실로 그러하다! 그렇다면 청년들에게 빨리 어른이 되어 다른 곳에 에너지를 투자하라고 말하라. 어쩌면 결혼을 하고 아버지로서의 역할을 추구할 수도 있을 것이다. 여성이 혼외 정사를 거부하는 세상은 낙태에 대한 수요가 급락하는 세상이다.
또한 파스는 "젊은 여성들은 여성인권을 위해 싸우지 않는 남성들과 친해지길 원하지 않는다"며 "그것은 그들이 우리를 존중하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덧붙였다. 누가 그녀에게 '해리스에게 투표하는 행위'가 여성을 존중하는 것과 아무런 상관이 없다는 점을 말해줄 것인가? 그녀는 2017년 SNL의 '술집에 있는 여성'(원제: Girl at a Bar)이라는 제목의 풍자 코미디를 봐야 한다.
해당 방송에서는 여러 명의 남성들이 차례로 술집에서 혼자 있는 여성에게 다가간다. 해당 여성(세실리 스트롱 분)은 '여성이 미래다'라는 문구가 적힌 티셔츠를 입고 있고, 각 남성들은 '페미니즘'을 미덕으로 보이면서 점수를 쌓는다.
첫 번째 남성은 여성을 괴롭히는 도널드 트럼프를 비난하고 자신의 '여성이 미래다' 티셔츠를 보여준다. 그 다음 두 번째 남성은 워싱턴 D.C.에서 열리는 여성 퍼레이드에 참석자를 버스 한 대 가득 채워서 데려왔다고 자랑한다. 세 번째 남성은 자신이 힐러리를 위해 일했다고 말하고, 마지막 남성은 분홍색 고양이 귀 모자와 진보 성향의 문구가 적힌 핀을 찬 채로 "카말라 해리스를 트위터에서 팔로우 하고 있느냐"고 묻는다.
이들은 모두 '페미니스트적인 모습'을 잠깐 보여준 이후 스트롱이 연기한 여성 캐릭터에게 성적인 부탁을 서슴치 않는다. 그리고 그녀가 공포에 질린 채로 거부하자, 이에 격노하면서 자리를 떠난다. 실제로 필자가 대학을 다닐 때, 많은 이성애자 남성이 비슷한 목적으로 '예일대 페미니스트' 모자를 쓰고 다녔다.
개인적으로 '낙태권 옹호' 여부가 여성이 남성을 적합한 파트너로서 평가하는 기준이 되어야 하는지는 잘 모르겠다. 실제로 낙태를 받는 여성들의 대부분은 이런 프레임 속에서 남성으로부터 낙태 시술을 받도록 압력을 받는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된다. 여성들은 스스로의 기준을 너무 낮게 설정해서는 안 된다.
그리고 남성을 버리겠다는 (또는 적어도 그렇게 이야기하는) 여성들의 뻔뻔함에는 경의를 표하지만, 그들이 이 문제에 대해 장기적인 전략을 생각했는지는 확신할 수 없다. 일반적으로 말해서, 번식을 거부하는 것은 신념과 전통의 지속적인 혈통 보장을 위해서라면 그닥 좋은 방법이 아니다. 하나님은 전통 라틴 미사 가톨릭 교도들이 이런 숫자 싸움에 더욱 열중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계신다.
데일리인사이트 정성민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