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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리조나 대법원, 낙태 관련 주민투표에 '아직 태어나지 않은 인간' 문구 승인

 

애리조나주 대법원은 곧 시행될 낙태 관련 주민투표에 관한 팜플렛에 '아직 태어나지 않은 인간'이라는 문구를 포함시키려는 공화당에 유리한 판결을 내렸다. 이에 낙태 옹호자들은 해당 결정에 '편향적'이고 '정치적'이라고 불렀다.

 

법원은 14일 '태어나지 않은 인간'이라는 용어를 삽입하는 것이 주민투표 관련 팜플렛에 '비당파적인 언어'만을 넣어야 한다는 주법을 위반하지 않았다고 판결했다. 해당 팜플렛은 애리조나 주무장관이 주 전체에서 시행되는 주민투표의 영향에 대해 알리기 위해 우편으로 발송된다.

 

애리조나주는 올해 낙태와 관련한 주민투표를 실시하는 8개의 주들 중 하나이다. 오는 11월에 열릴 예정인 애리조나 주민투표는 태아의 생존 가능성, 즉 일반적으로 임신 24주경 자궁 밖에서 아이가 생존할 수 있는 시점까지 낙태에 대한 접근을 보장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유권자들이 이를 승인하면 산모의 생명이 위험한 예외적인 상황을 제외하고 임신 15주 이후로는 낙태를 금지하는 주법은 무효화 된다.

 

해당 팜플렛 용어는 의회에서 승인되었다. 공화당 측은 '아직 태어나지 않은 인간'이라는 용어가 현재 주법에서 사용되는 것과 동일한 언어이기 때문에 적절하다고 주장했다. 반면, 낙태 옹호자들은 해당 언어가 기만적이라고 비판하며 법원의 판결을 비판했다. 이들은 '태아'라는 용어가 의학적으로 정확하다고 주장했다.

 

낙태 찬성 단체인 '낙태 접근성을 위한 애리조나'(Arizona for Abortion Access)는 법원의 결정에 깊이 실망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전문가가 아닌 반낙태 특수이익 단체가 유권자들을 조종하고 잘못된 정보를 퍼뜨리기 위해 만든 '편향적이고 정치적으로 민감한 단어'에 노출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아테나 살만 애리조나 생식 자유 대표이사는 "이번 결정은 수치스러운 것을 넘어섰다"고 비난하면서 "우리의 추진력을 늦추기 위해 어떤 더러운 속임수를 사용하든, 우리는 애리조나 사람들이 오는 11월에 그들의 자유를 위해 투표할 것이라는 점을 알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번 법원의 판결은 애리조나 주무장관이 "낙태 옹호자들은 주민투표를 진행할 수 있을 만큼 충분한 수의 서명을 확보했다"고 말한 데 따른 것이다. 프로라이프 단체인 애리조나 생명권은 낙태 찬성 단체가 낙태 조치의 본질에 대해 서명자들로 하여금 불법적으로 오도시켰다고 주장하면서 청원의 타당성에 이의를 제기했다.

 

애리조나주의 낙태법은 애리조나 대법원이 '산모의 생명이 위험한 상황을 제외'하고 모든 낙태를 금지하는 19세기에 입법된 낙태법을 지지한 이후, 올해 초에 통과되었다. 해당 판결은 연방대법원이 2022년 6월에 로 대 웨이드 판결을 뒤집은 이후에 내려졌다.

 

현재 낙태 문제는 2024년 선거에서 핵심 주제를 차지하고 있으며, 애리조나주는 대선에서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주 중 하나다. 현재 민주당은 낙태 문제가 투표에서 부각된다면, 투표율이 증가하고 대선과 경선, 그리고 공화당의 카리 레이크과 민주당의 루벤 갈레고 간의 상원의원 투표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편, 전직 TV 진행자였던 레이크는 지난 애리조나 주지사 선거에서 민주당 소속 케이티 홉스에게 근소한 차이로 패배한 이후, 낙태에 대한 입장을 완화했다.

 

데일리인사이트 정성민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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