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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리스, 러닝메이트에 팀 월즈 미네소타 주지사 지목

 

카말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은 둘 다 러닝메이트 심사 과정에서 비슷한 전략을 내세웠다. 1992년부터 2020년까지 한 번을 제외하고 모든 대선에서 민주당을 택한 소위 '블루 월' 지역에서 노동자 표심을 끌어올릴 후보를 찾는 것이다.

 

그런 생각은 해리스가 팀 월즈 미네소타 주지사를 영입하는 결과로 이어졌다. 월즈는 네브라스카 출신이며, 전직 공립학교 교사 및 풋볼 코치, 그리고 국방군 경력을 가진 사람으로 이러한 조건을 충족하기 때문이었다. 또한 두 사람 간의 대인관계, 공화당을 향해 '이상하다'고 말한 인터뷰 등은 그가 러닝메이트로 선정된 결정적 요인이었다. 

 

2024 미국 대선의 민주당 유력 후보로서 캠페인을 시작한 지 2주가 된 해리스는 지난 6일(현지 시각) 밤, 필라델피아 유세에서 월즈를 러닝메이트로 소개하면서, 자신과 월즈를 '약자들의 편'이라고 말했다. 또한 자신의 검사 경력과 트럼프의 유죄 판결 사실을 계속해서 대조했다. 그녀는 정계에 입문하기 전에 캘리포니아에서 지방 검사를 지낸 바 있다.

 

"그러니 제 말을 들어주시라." 해리스는 군중들의 귀가 터질 듯한 환호에 이렇게 답했다. "저는 도널드 트럼프 같은 사람들의 유형을 잘 알고 있다."

 

이어 해리스는 월즈의 출신과 참전 용사 출신, 교사 재직 경험, 고등학교 '게이 스트레이트 연맹'의 자문 교사 등의 배경을 소개했다. 그녀는 워싱턴에서 저렴한 의료법을 통과시키는 데 기여한 사람 중 한명으로서의 그의 자격과 미네소타 주지사 경력을 강조했다. 실제로 월즈는 공립학교에서 아침과 점심을 무료로 제공하고, 유급 휴가를 확대하는 법안에 서명했다.

 

또한 트럼프로부터 민주당이 빼앗아야 할 노동 계층 및 농촌 유권자들을 달래기 위해 해리스는 사격장에서 월즈의 사격 실력을 과시하면서, 군중에게는 "월즈가 국회의사당 내에서 가장 뛰어난 사격수로 알려졌지만, 그럼에도 '상식적인' 총기 규제를 믿는다"고 말했다.

 

그러나 내셔널리뷰는 주지사로서 좌경화된 모습을 보여줬던 월즈의 행보는 되려 공화당의 조롱을 사기 쉬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월즈가 주지사로 재임하면서 낙태를 '기본권'으로 만드는 법안에 서명하고, 미성년자의 성전환 서비스 접근을 확대했으며, 불법 이민자에게 운전면허증을 발급했기 때문이다. 또한 그는 2020년 미니애폴리스 폭동 사태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기도 했다.

 

그럼에도 민주당은 개의치 않는 모습을 보였다. 해리스의 러닝메이트 결정은 버니 샌더스, 자말 보우먼, 일한 오마 등의 급진 좌익 세력들을 포함해 대부분의 민주당원들에게 환호를 받았다. '미국 민주사회주의자들'(DSA)도 해당 선택에 만족하며, X에 "해당 선택은 DSA와 좌파의 동맹이 무시할 수 없는 세력이라는 것을 세상에 보여줬다"고 적었다. 내셔널리뷰의 제프 블레하가 언급했던 것처럼, 월즈는 주류 유권자들을 당황시키지 않는 선에서 당이 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만큼 '진보적'이었던 것이다.

 

2024년 재선 캠페인에서 '민주주의'를 핵심 주제로 삼았다가 경선에서 하차한 바이든과 달리, 해리스의 모든 유세 연설에서는 '자유'라는 단어가 울려퍼졌다. 그녀는 마이크를 월즈에게 건네기 전에 "트럼프의 시대로 시간을 되돌리고 싶어 하는 사람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 우리는 절대 돌아가지 않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월즈는 연설의 많은 부분을 공화당을 공격하는 데 사용했다. 그는 트럼프에 대해서는 "봉사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고, 코로나 위기에 직면해 얼어붙었으며, 우리 경제를 박살 냈다"고 비난했다. 또한 공화당의 J.D. 밴스 부통령 후보를 조롱하며 그의 예일대 법학 학위와 실리콘 밸리에서의 사업 경력을 비웃었다.

 

그러나 공화당은 오히려 해리스가 러닝메이트로 조쉬 샤피로를 선택하지 않은 것에 기뻐하고 있다. 샤피로는 친이스라엘 성향의 유대계 정치인이며, 대선에서 가장 중요한 경합주 중 하나인 펜실베이니아주의 주지사였기 때문이다. 트럼프 캠프의 한 관계자는 내셔널리뷰와 인터뷰에서 "카말라는 카리스마와 온건한 전력을 갖춘 후보 대신 오랜 기간 극단적인 리버럴 정책을 지지하고, 중국과도 친분이 있는 블랙홀과 같은 사람을 선택했다"고 말했다.

 

결국 일부 보도에서 시사된 바와 같이, 샤피로가 러닝메이트로 선정되기에는 해리스와 맞지 않는 점이 많았던 것으로 보인다. 특히 샤피로의 친이스라엘적 행보와 학교 바우처 지원은 민주당 유권자들에게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했을 가능성이 높다.

 

이날 월즈와 해리스가 군중에게 연설하기 전, 샤피로는 무대 위에서 열광적인 연설을 하며 해리스의 러닝메이트 지명 이후 어떤 일이 일어날 수 있는지 상기시켰다. 그는 군중들에게 월즈와 해리스를 자신의 친한 친구라고 칭찬하면서 11월 대선에서 공화당 후보를 이길 능력이 있다고 강조했다.

 

데일리인사이트 정성민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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