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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김병주 의원의 "정신나간 국힘" 발언과 실망스러운 국힘 김예지의 대응

 

2일, 김병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국민의힘 의원들을 향해 '정신나간 국회의원'이라고 비난했다. 해당 표현은 한덕수 국무총리와의 질의응답에서 '한미일 동맹 가능 여부'를 논하다가 나온 말이었다.

 

김병주 의원은 대정부질문에서 한덕수 총리에게 "한미일 동맹이 가능하다고 보느냐"고 질문하면서 "여기 웃고 있는 정신 나간 국민의힘 국회의원들은 논평에서 '한미일 동맹'이라고 표현을 했다"고 비판했다. 물론 한미일 동맹은 공식적인 표현은 아니고, 관용적인 표현이다. 실제 정부의 공식 보도자료에서는 '3국 안보 협력', '3국 파트너쉽' 등의 용어를 사용한다. 즉, 김병주 의원의 비판은 말꼬리잡기 그 이상 이하도 되지 않는다.

 

그러나 그것보다 더 실망스러운 것은 김병주 의원의 해당 발언에 반발하면서 나선 김예지 국민의힘 의원의 태도다. 김예지 의원은 2일 페이스북에 "'정신이 나갔다'라는 표현은 정신장애인을 비하하고, 차별을 조장하는 표현"이라며 "오늘의 차별 발언을 반성하고, 다시는 이러한 장애차별적 표현을 쓰지 않겠다고 약속하라"고 비판했다. 

 

물론 김병주 의원이 국민의힘 의원들을 싸잡아 '정신나갔다'고 비난한 것은 과한 발언이며, 해당 비난의 요지도 동의할 수 없다. 그러나 김예지 의원의 비판 역시 국민의힘이 비판당할 여지를 제공해주는 셈이다.

 

실제로 개혁신당의 이준석 의원과 천하람 원내대표는 지난 3일 페이스북에 김예지 의원의 발언을 비판했다. 이준석 의원은 "외교의 중차대한 문제를 다루는 상황인데 아무때나 PC주의적 관점에서 접근한다고 될 일이 아니"라고 비판했으며, 천하람 대표 역시 "가수 이승기의 노래 '정신이 나갔었나봐'도 정신장애인을 비하하고 차별을 조장하는 표현인가"라고 지적했다.

 

김병주 의원의 '정신나간 국힘' 발언의 본질은 여전히 일본을 신뢰하지 못하고 악감정을 가진 사람들의 심리, 소위 '반일 감정'에 존재한다. 실제로 그는 KBS와 인터뷰에서 "정신나간 국회의원 발언이 핵심이 아니고, 한일 동맹 용어를 쓴 국민의힘 지적에 방점이 있는 것"이라며 '막말논란'을 일축했다. 또한 동아일보에 따르면, 민주당 관계자는 "최고위원 선거에 출마하는 김 의원이 강성 지지층의 표를 의식해 반일 심리를 자극한 측면도 없지 않아 있어 보인다"고 밝혔다.

 

오히려 김예지 의원의 '생트집 잡기'식 비판은 이러한 본질을 흐린다. 외교적 스탠스를 논하는 자리에서 얼토당토 않은 PC주의적 접근을 보이는 것은 논쟁의 중심을 저격하기보단, 논점을 틀어버린다는 문제점이 존재한다. 국회의원이라는 사람이 그런 태도를 보일 때, 과연 국민들이 좋은 시선으로 바라볼지 의문스럽다.

 

국민의힘은 이제 기존 여의도 문법을 버릴 때가 왔다. 정적의 궤변에 꼬투리 잡기식 공격만 한다면, 오히려 논쟁에서 그쪽으로 끌려가기만 할 뿐이지, 본질적인 부분을 공격할 수 없다. 특히나, 국민들이 열광하는 '스타 정치인'들을 돌이켜 본다면, 국민들이 납득할 수 없는 부분을 명쾌하게 설명하거나, 혹은 불만을 시원하게 긁어주는 사람들이 지지를 받았다.

 

그런 측면에서, 김예지 의원의 "'정신나간'이란 표현은 장애인 혐오"라는 비판은 국민들의 공감을 받기도 어려울 뿐더러, 되려 민주당에게 논의의 주도권을 뺏겨버리는 악수라고 판단된다. 특히나 사회에 만연해가는 '정치적 올바름'에 질려가는 젊은 층들에게는 국민의힘이 오히려 구태적이고 이상한 정당이라고 낙인찍혀버릴지도 모른다. 그럴바엔 차라리 아무 말도 하지 않는 것이 당에게는 도움이 될 것이다.

 

데일리인사이트 정성민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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