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스타로 떠오른 미국의 컨트리-포크 싱어송라이터 올리버 앤서니(Oliver Anthony)가 조던 피터슨과의 팟캐스트 인터뷰에서 미국에서 일어나고 있는 분열에 대해 의아함을 표했다.
그는 "우리는 서로의 유사점보다는 차이점과 결점 찾기가 더 쉬운 상황에 도달했다"고 말하며 "사실 우리는 차이점보다 공통점을 훨씬 더 가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앤서니는 팟캐스트에서 다음과 같이 말했다.
우리 모두는 생물학적으로 매우 비슷하다. 모든 사람이 살아가기 위해서 어느 정도의 돈을 벌어야 하는 상황이고 대부분의 사람들이 가정을 꾸리고 우정을 키워나가기를 꿈꾸며 살아간다. 적어도 북미에서 살아가는 인구의 90퍼센트는 거의 모든 면에서 매우 비슷하다고 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오늘날의 사람들은 어떻게든 사소한 차이점들과 제멋대로 설정한 차이점에 집착하고 있다. 그리고 이를 이용하며 과장하고 있다. …
지금 우리는 그 어느 때보다 분열되어 있다. 모든 것이 정치화되어 있다. 모든 것이 단순히 어떤 한 정당이나 사람이 다른 정당이나 사람을 비난할 수 있는 도덕적 우월성을 차지하기 위한 것이 되어버렸다.
이는 반대하기 어려운 평가다.
올리버 앤서니는 지난 8월 조던 피터슨과의 인터뷰에서 다룬 주제와 비슷한 주제를 다룬 노래 '리치 맨 노스 오브 리치먼드'(Rich Men North of Richmond)로 급격히 유명해졌다. '블루 칼라 발라드'(육체 노동자의 음악)라고 불리는 이 노래는 정치계가 악착같이 살아가는 미국인들이 경제적으로 독립하고 복지 의존, 중독, 그리고 절망으로부터 벗어나도록 돕는 것보다 자신들의 권력을 유지하는 데 더 투자하고 있다는 점을 한탄한다.
이는 시대를 거쳐 반복되어 온 간단한 메시지다. 고대 그리스와 로마의 계급 분열, 중세의 봉건제도와 농민 반란, 종교 개혁, 프랑스 혁명과 미국 독립 혁명, 그리고 현대의 노동 및 시민권 투쟁에 이르기까지 말이다.
또한 아프리카계 미국인 시인 필리스 휘틀리(Phillis Wheatley)의 간결하지만 깊이 있는 말을 빌리자면 이와 같다. "모든 인간의 가슴에는 신이 심어둔 원리가 있다. 그 원리는 '자유에 대한 사랑'으로 억압을 참지 못하고 이로부터의 해방을 갈망하는 것이다."
요컨대, 서구에서 일어난 인류의 끊임없는 정치적 투쟁은 권력에 대한 수직적 투쟁이었지 동료를 대항하는 수평적 투쟁이 아니었다. 이 점만 하더라도 현재 미국뿐만 아니라 서구 전체가 이전과 같지 않다는 신호를 볼 수 있다.
표면적으로 볼 때 오늘날의 정치적 대결은 좌파 대 우파, 진보 대 보수, 민주당 대 공화당의 대결이다. 이는 분명히 케이블 뉴스에서 묘사되고 SNS상으로 끝없이 확산되고 있으며, 이러한 현상을 볼 때 전 세계가 붕괴되고 국가적 분열이 임박한 듯하다.
사실 올리버 앤서니가 느낀 것과 같이 대부분의 미국인들을 분열시키는 것보다 이들을 결속시킬 수 있는 요소들이 훨씬 더 많다. 학계, 뉴스 편집실, 이사회실, 그리고 국회의사당은 그 자체로 하나의 세계다. 미국인들은 대부분의 사회 문제들을 포함해 서로 몇 단계 떨어져 있지 않다.
대다수의 미국인들에게 중요한 것은 강한 경제, 안전한 지역사회, 의료 서비스 접근성, 양질의 교육, 불법 마약 위기, 그리고 이민과 같은 문제들이다. 이러한 문제들은 좌우의 문제가 아니다. 이는 국가의 생계와 직결된 문제다.
물론 구체적인 정책과 논란의 여지가 있는 인물에 대해서 의견을 달리 할 수 있겠지만, 지난 10년 간 서구 전역에서 일어난 포퓰리즘 운동이 수평적 정치 투쟁이 아닌 수직적 정치 투쟁의 연장선상에 있었다는 것은 부인하기 어렵다. 월가 점령 시위, 트럼프, 브렉시트, 노란 조끼 운동(유류세 인상 반대 시위), 오르반(헝가리 현 총리), 밀레이(아르헨티나 현 총리), 르펜(프랑스 국민의회 의원), 빌더르스(네덜란드 자유당 대표), 그리고 최근 EU 농민 시위를 생각 해보라.
다시 말해, 이러한 운동들이 주로 진보적 세력에 대한 실존적 위협을 가하지 않는다. 오히려 권력 장악을 유지하고자 하는 글로벌 엘리트에게 실존적 위협을 가한다. 힘과 부의 집중이라는 기존 질서를 뒤흔들 수 있는 것은 정치적 투명성, 국권, 불가침한 자유, 국민 통치, 자유롭고 공정한 선거, 언론의 자유, 그리고 검열 없는 인터넷과 같은 것이다.
그러나 우리는 이런 것들이 ‘민주주의에 대한 위협’이라는 말을 듣는 데 익숙해졌다. 우리는 이 말이 언어 조작은 아닌지 자문해 볼 필요가 있다. 이렇게 기본적인 자유를 옹호하기 위해 연합하는 것이 실은 민주주의에 대한 위협이 아니라 제한 없는 권력과 독재 정치에 대한 위협이지는 않은지 생각해보라.
미국의 정치적 분열은 그 골이 깊기도 하며 앞으로 완전히 해결되지는 않을 것이다. 그러나 우리의 투쟁이 주로 수직적이라는 단순한 사실을 기억한다면, 진전이 있을 것이며 전보다 더 강하게 단결할 것이다. 우리가 정치적 적으로 생각하는 대상을 향해 품는 적대감이 사실은 우리가 진짜 주의해야 할 것으로부터 눈을 돌리게 만들기 위해 만들어졌을 수 있다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
데일리인사이트 김현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