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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비에르 밀레이 아르헨티나 대통령 당선은 보수진영에게 무슨 의미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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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9일, 아르헨티나 대통령 선거에서 무정부주의적 자본주의를 표방하는 경제학자 하비에르 밀레이(Javier Milei)가 당선되었다. 현재 대한민국 언론에서는 그를 '극우 포퓰리스트 대통령'이라고 칭하며 2016년 도널드 트럼프 열풍과 비교하는 보도가 많다. 그러나 이것이 과연 사실일까? 이와 관련 리즌지의 한 칼럼을 소개한다.

 

이번 아르헨티나 대통령 선거에서 당선된 고전적 자유주의자이자 무정부주의적 자본주의자 하비에르 밀레이는 정부프로그램과 세금 삭감, 국영기업 민영화 등의 파격적인 공약을 내세웠다.

 

그가 과연 공약들을 전부 지킬 수 있을지는 바로 답변할 수는 없다. 그러나 밀레이의 당선이 가지는 가장 큰 의의는 다음과 같은 '정치적 질문'이다. "과연 경제적 위기를 겪고 있는 유권자들에게 '정부가 이를 해결하지 못하고 오히려 문제를 만들어 낸다'고 설득할 수 있을까?" 그리고 밀레이의 당선은 그것이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줬다.

 

밀레이는 아르헨티나 결선투표에서 56%가 넘는 득표율을 얻었다. 그가 선거에서 승리한 것은 유권자들 중 젊은 노동자 계층이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사회주의 간행지 자코뱅에 따르면, 아르헨티나의 몇몇 가난한 지역들이 밀레이의 무정부적 자본주의 어젠다를 널리 퍼지게 한 교두보 역할을 한 것으로 밝혀졌다.

 

밀레이는 그간 아르헨티나에서 통용되던 정치적 규범과 지배 체제를 파괴한 정치 신인이기 때문에 많은 언론들은 그를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과 비교하기도 한다. 그러나 자세히 살펴보는 순간 도널드 트럼프의 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캠페인과 밀레이의 공약 사이의 유사점은 사라진다.

 

뉴욕타임즈의 보도에 따르면, 밀레이의 공약은 다음과 같다. 먼저 밀레이는 세금 인하, 규제 철폐, 국영 산업 민영화, 그리고 연방 부처 축소를 진행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그리고 공교육을 바우처 기반 시스템으로, 공공의료 서비스를 보험 기반으로 전환할 것을 주장했다.

 

또한 그는 아르헨티나 연방지출을 자국 GDP의 최대 15%까지 줄일 것이라고 말했다. 게다가 그는 국가가 이에 대한 비용을 치르지 않는 한 마약합법화, 이민자에 대한 국경개방, 성노동권, 트렌스젠더 권리, 동성혼, 그리고 장기매매까지 지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분명 세금삭감 및 규제철폐를 주장하는 부분에 있어서는 미국 보수주의자들과 동일한 면이 있지만, 나머지 정치적 의제는 철저히 리버럴적이며 '뉴라이트'의 목표와 충돌하는 경우가 많다. 실제로 밀레이는 낙태를 제외하고 사회경제적 문제에 대해 정부의 역할을 줄이거나 없애는 것을 옹호했다. 

 

그러나 보수주의자들은 이와 반대로 움직였다. 즉 개인이 건강하다고 생각되는대로 살 권리에 대한 추가적인 침해를 정당화하기 위해 '문화전쟁'을 시작하고 있으며, 관세와 같은 산업정책과 노동자와 중산층을 위한 직접적인 보조금 등 더 많은 경제적 개입을 약속하기 위해 좌파들과 경쟁하고 있다. 미국 보수주의 운동의 가장 거대한 담론은 '더욱 강력하고 중앙집권화된 정부가 정답'이라고 이야기해온 것이다.

 

밀레이의 승리는 분명 포퓰리즘적 측면이 강하지만, 현재 트럼프나 그와 유사한 사람들이 지지받았던 것보다, 자유지상주의자로 대표되는 론 폴(Ron Paul) 전 하원의원의 대선출마나 공화당 내 티파티가 보수를 주도했던 시대와 더욱 닮았다. 다시말해 이는 아르헨티나가 세계에서 가장 부유한 나라가 되도록 돕는 아이디어를 상기시킨 것이다. 

 

아르헨티나는 과거 1853년 국가 헌법 제정에 영향을 준 글을 쓴 고전적 자유주의자 후안 바우티스타 알베르디(Juan Bautista Alberdi)의 사상에게 혜택을 받았다. 그의 뒤를 이은 아르헨티나는 자유시장과 자유무역을 받아들였고 번영도 뒤따랐다. 그러나 아르헨티나 지도자들이 1920년대에 '경제적 민족주의'를 수용하면서 영광의 시대는 끝났고 한 세기 가까이 쇠퇴하였다.

 

쉽게 말해서, 밀레이의 당선은 바이든의 '바이 아메리칸'(Buy American) 정책부터 트럼프의 반무역 및 반이민 견해에 이르기까지 미국 주요 정치인들이 추진하는 경제적 민족주의를 거부하는 듯이 보인다. 

 

물론 해외의 선거가 미국 정치에 영향을 미치는 것에는 한계가 있다. 아르헨티나의 정치 지형은 미국과 다르기 때문이다. 가장 두드러지는 점은 최근 몇 년 동안 아르헨티나는 미국이 경험한 인플레이션이 약과로 보일 정도의 물가상승률을 가지고 있다는 점이다. 

 

그리고 자유지상주의자들은 마일리를 완전히 수용하기 전에 또 다른 중요한 질문에 답을 해야 한다. "그는 과연 밀턴 프리드먼의 영향을 받은 자유시장주의자로서 군림할 것인가, 아니면 엉망인 제도 개혁에 있어 필연적인 어려움과 그의 정치적 미숙함이 그를 실패로 이끌 것인가?" 혹은 "그가 정부 어젠다를 주도할 수 있을 것인가, 아니면 그의 부통령과 같은 권위주의적 목소리가 그의 앞을 가로막을 것인가?" 늘 그렇지만 우리는 그를 정치가 아니라 '정책'으로 판단해야 한다.

 

그러나 정치적인 문제에 있어, 밀레이의 승리는 북반구의 자유를 옹호하는 정치인들에게 신호탄이 되어야 한다. 정부의 규모와 범위를 축소시키자는 공약을 내는 것이 실제로 가능할 뿐 아니라, 예상치 못한 대규모의 유권자 연합이 이러한 대담함에 대한 보상을 내놓을 지도 모른다는 것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데일리인사이트 정성민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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