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스쿨링을 하려고 할 때 도전받는 가장 큰 질문 혹은 우려 중 하나는 아이의 사회성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을까 하는 점이다. 많은 사람들은 홈스쿨링을 하는 학생들이 학교 경험의 부족으로 인해 사회성을 기르지 못할 것이라고 짐작한다. 이러한 편견은 홈스쿨링을 받은 아이들과 그들의 부모들을 향한 비판조의 날선 질문으로 이어지고는 한다. 사회화(socialization)는 전통적인 학교 환경에서만 이루어질 수 있다는 믿음이 우리 사회에 깊이 뿌리박혀 있다.
우선적으로 살펴봐야할 중요한 문제는 전통적인 학교가 학생의 사회화에 미치는 영향이다. 사회화는 어린 시절 사회적 가치, 습관, 태도를 습득하는 것이며, 사회화는 사회 규범과 가치를 배우는 것에서 시작된다. 학교는 과연 학생들에게 관계를 형성하고, 대인관계 상의 갈등을 관리하고, 적성과 직장을 찾고, 문화적 가치를 가르치는 기능을 하는데 성공하고 있는가?
1991년 뉴욕주 올해의 선생님으로 선정되었던 저명한 교육자 존 테일러 가토 (John Taylor Gatto)는 그의 책 '우리를 바보로 만드는 교육(Dumbing Us Down)'에서 학교 시스템이 아이의 사회성에 끼치는 부정적인 영향을 서술했다. 그가 언급한 바에 따르면, 아이가 학교 시스템에 참여하기 시작하는 순간부터 아이는 현실 세계와 단절된 세계에 투입된다. 대표적으로 학교에서는 나이가 다른 아이들과 소통할 수 있는 기회가 거의 단절된다. 오직 같은 연령의 사람들과 한 교실에 갇혀 앉도록 강제되는 체계는 실제 인생이나 실제 사회와는 전혀 다르다는 게 가토의 설명이다. 또한 학교에서는 수업 시간이 주가 되기 때문에 아동의 사회화는 수업 시간 사이의 짧은 시간 내에 제한적으로 이루어진다. 늘어나는 교육 시간으로 인해 가족이나 친척, 동네 이웃과 교류할 시간은 대폭 줄어든다. 결과적으로 가토는 학교가 아이가 삶의 다양성을 경험하는데 방해가 된다고 보았다.
가족과 함께 보내는 시간이 사회와 문화적 가치를 배우는 데 중추적인 역할을 한다는 것은 자명하다. 조기 학교 교육이나 정부 지원의 공립 유치원의 보편화로 인해 아이들이 가족과 보내는 시간은 빠른 속도로 줄어들고 있다. 또한 아이들이 학교에 더 의존하도록 강요하고 있다. 이것은 아이들의 주요 보호자인 부모가 아닌 교사들에게 과도한 부담을 야기하고, 가족 상호작용은 소외시킨다.
COVID-19 대유행은 세계적인 위기였지만, 우리가 학교 시스템에 과도하게 의존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해주었다. 많은 가정이 COVID-19로 인해 어쩔 수 없이 홈스쿨링을 시작했지만, 놀랍게도 대유행이 끝난 이후에도 여전히 홈스쿨링을 지속하고 있는 가정이 많다. 부모들은 대유행 기간 동안 홈스쿨링이 아이들의 정신 건강과 학업 성취에 미치는 긍정적인 영향을 깨달았다. 보편적인 편견과는 반대로, 홈스쿨링을 받는 아이들은 사회적으로 활동적이고, 지역 사회 행사에 참여하고, 삶의 기술을 배우고, 다양한 배경을 가진 친구들과 교제하는 경우가 많다. 다양한 사회적 홈스쿨링 그룹이 존재하며, 홈스쿨링은 스포츠에서 예술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활동을 제공하고, 사회 발전을 촉진하며, 아이들이 오랜 우정을 유지하도록 한다.
홈스쿨링은 많은 아동들로 하여금 전통적인 학교에서 겪은 제한적인 관계에서 벗어나 오히려 실질적인 사회화에 참여하도록 하는 기능을 하기도 한다. 진정한 사회화의 위기는 홈스쿨링이 아니라 전통적인 학교 시스템의 단점에 있다. 홈스쿨링을 하는 아이들에게, 세상은 그들의 교실이고, 배우고, 성장하고, 사회화할 수 있는 무한한 기회를 제공한다.
(미국의 최근 홈스쿨 사례와 경험들을 소개한 칼럼입니다.)
데일리인사이트 손영광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