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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저출산이 한국 남성 잘못? 정말 오마이(Oh My)하다!

6일, 오마이뉴스의 '이슬기의 뉴스 비틀기' 코너에 대한민국 정부의 '만 5세 입학' 정책을 비판하는 칼럼 기사가 올라왔다. 더불어 한국의 초저출산의 원인이 여성이 아니라 '남성'에게 있다며 남성중심주의를 비판하는 '텅 빈 지구'라는 저서를 인용하고 있다.

 

해당 칼럼을 정독한 이후 나는 입에서 정말 '오마이하다'는 말을 멈출 수 없었다. 처음부터 끝까지 말도 안되는 소리만 가득했기 때문이다. 해당 칼럼의 말도 안되는 내용을 두 문장으로 정리해보자면 아래와 같이 정리할 수 있다.

 

1. 한국은 남성중심사회이며, 이것이 저출산의 원인이다. 

2. PACS 제도의 도입은 저출산에 도움이 된다.

 

쉽게 말해 1번은 진보언론의 고질적인 문제점인 '한국 남성 질책하기'로 정리할 수 있고, 2번은 진보정치권의 주장을 다시금 재언급한 것과 다를 것이 없다. 이것들이 왜 문제가 되는지 한번 이야기해보도록 하겠다.

 


남자가 문제다... 정말로?


이슬기 기자는 한국의 저출산 문제에 대해 남성이 문제라며, '가사노동의 편중'과 '남성중심주의'를 언급한다. 그런데 정말로 그런가는 의문이다.

 

2023년 한국리서치의 여론조사 내용 중 세대별 가사 분담 현황을 확인해보면, 2030세대는 아내가 가사를 분담한다는 응답이 50%, 공평하게 분담한다는 응답이 42%로 큰 차이를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이는 40대에서는 부부가 공평하게 담당한다는 응답이 28%, 50대에서는 20%, 60대 이상에서는 17%만이 나온 것과는 대조적인 수치다.

 

OECD 가입국 중 한국 남성의 가사 노동 시간이 가장 적다는 것도 웃긴 일이다. 한국은 OECD 가입국 중에서 노동시간이 긴 나라 중 하나에 속한다. 더욱 재미있는 것은 KWDI 성인지통계리포트에 따르면, 여성 초과근무근로자는 남성보다 8~9%p 적은 수치를 보인다는 점이다.

 

달리말하자면, 남성들이 여성들보다 더욱 직장에서 오랫동안 노동을 한다. 그렇게 노동인권 이야기를 하더니, 야근에 시달린 남성에게 집에 가서는 쉬지도 말고 또 집안'일'을 하라는 것이 진보진영의 현 주소이다. 

 

남성중심주의 사회라는 지적 역시 문제가 있다. 한국은 현재 어느 나라보다 페미니즘적 색채가 강해지고 있다고 감히 말할 수 있다. 페미니즘 진영이 주창하던 낙태죄 폐지, 성매매 피해자 지원, 비혼여성 1인가구 지원 등은 문재인 정부 당시에 현실이 되었다. 더군다나 페미니스트들이 주도해왔던 4B운동(비연애, 비섹스, 비혼, 비출산)은 대한민국을 넘어서 해외로도 수출되었다. 심지어 USA 투데이, 더위크 등의 서구 언론들도 해당 운동에 대해 다룬 기사를 출판하고 있다.

 

이런 상황 속에서 저출산의 원인은 과연 '남성'들의 탓일까? 언론들과 정치권은 늘상 했던 이야기를 반복한다. "남성중심사회가 문제이며, 여성들이 살기 좋아야 아이를 낳는다." 그러나 필자가 이야기하고 싶은 점은 '인간의 욕구는 끝이 없다'는 점이다.

 

페미니스트들의 요구는 끝이 없다. 남성들의 양성평등 인식은 점차 좋아지고 있는 것이 자명함에도, 그들은 여전히 '더욱 평등할 것'을 외치고 있다. 그 속내에는 '여성의 불이익은 여성혐오 및 차별이지만, 남성이 가지는 불이익은 도태된 찌질이들의 불평불만'이라는 검고 추악한 생각이 가득하다.

 

과거 세계일보에서는 미혼 남성은 '내가 돈이 없어서' 결혼을 못하고, 미혼 여성은 '남자가 돈이 없어서' 결혼을 못한다는 기사를 게재한 적 있었다. 심지어 해당 기사에 따르면 미혼 여성의 92%가 배우자 조건으로 '경제력'이 중요하다고 응답했다. 아무리 결혼이 현실이라고 해도, 그녀들의 상향혼 판타지는 과도하다. 그 판타지를 제대로 인식하지 못한다면, 아무리 노력해도 청년들의 저출산 인식을 바로 볼 수는 없을 것이다.

 


PACS 제도 도입? 이젠 연애도 잘 안 한다!


이슬기 기자는 프랑스의 PACS 제도 도입을 언급하며, 2020년 기준 비혼출산율이 62.2%나 되었다고 설명한다. 그러나 이것은 한 가지를 간과하고 있는데, 이제는 연애도 잘 안 한다는 사실이다.

 

데이터컨설팅기업 피앰아이가 전국 20~59세 미혼남녀 1174명을 대상으로 조사를 실시한 결과, 현재까지 연애 경험이 없는 '모태솔로'의 비율이 20~30대 사이에서 57.3%로 과반이 넘었다. 연애를 하는 그룹은 단 24.2%에 불과했다. 이런 상황에서 PACS 제도를 도입한다는 것은 현재 존재하는 '동거 커플'들의 관계를 기를 쓰면서 법적으로 구속시키겠다는 것과 다를바가 없다.

 

서로 사랑하고 연애를 하는 남성과 여성이 줄어든 원인에 대해 필자가 정확하게 '무엇이다'라고 확답을 지을 수는 없겠지만, 분명 남성과 여성 간의 신뢰가 없어지고 불신만이 남고 있다는 사실은 명확하다. 온라인 상에서 '설거지론'(문란한 과거를 가진 여성이 과거를 세탁하고 경제력 있는 남성에게 취집한다는 뜻), '스탑럴커론'(페미니스트 여성이 남성과 결혼한 이후부터 남성혐오적 성향을 드러낸다는 뜻) 등의 담론이 돌아다닌 다는 것은 이들의 신뢰관계가 페미니즘으로 박살이 났고, 지금도 실시간으로 무너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그럼에도 여전히 이슬기 기자는 멈추지 않는다. '아이를 낳을 결심'을 가지기 위해서는 정부가 동성혼과 비혼출산가정 등을 법적으로 인정하고, 이들의 관계를 구속하자고 이야기한다. 필자는 묻고 싶다. '사람은 행복감으로 아이를 낳는다'고 말했는데, 페미니즘이 잠식한 대한민국에서 남성들은 '행복감'을 가질 여지가 있는가?

 


그만 때려라, 남자도 아프고 눈물이 나오는 인간이다.


오마이뉴스 칼럼의 가장 큰 문제는 페미니즘 진영의 '남성 특권' 담론을 버리지 못했다는 점이다. 남성은 특권을 가지고 있으며, 여성은 착취당하는 불쌍한 계급이라는 생각이 기저에 깔려있기 때문에 계속해서 저런 이야기가 나오는 것이다.

 

2019년, 전 세계적으로 영화 '조커'가 화제가 되었다. 특히 호아킨 피닉스가 연기하는 조커는 힘이 없고 하루하루를 시궁창 인생에서 전전긍긍하던 남성이 범죄자로 타락해가는 모습을 그려낸다. 최근 필자는 다시 그 영화를 봤는데, 나는 그 모습에서 존중받지 못하는 남성의 모습을 보았다. 누가 그에게 '강자'라고 손찌검할 수 있겠는가. 그는 절벽에 추락한 약자다.

 

여기서 우리가 던질 수 있는 질문은 이 부분이다. "과연 남성은 절대적 강자인가?" 우리 사회에서는 끊임없이 위험과 고난에 던져진 남성들이 존재한다. 그러나 그들의 문제는 여성들의 고충에 비해 조명되지 못한다. 그리고 이제는 '요즘 남자들이 문제야'라는 페미니스트들과 기성세대들의 소리도 들어야 한다. 난 그들에게 묻고 싶다. 그들이 과연 남성들의 고충에는 귀기울여 준 적이 단 한 번이라도 있었는지. 

 

저출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단순히 '행복감'으로는 어림도 없다. 그런 발상은 너무 여성편향적이고, 낙관론적인 이야기다. 남성과 여성이 마음껏 사랑을 나누기 위해서는 둘 사이의 신뢰도 회복이 먼저다. 그러기 위해서는 청년 남성들의 목소리도 정치권에 '마땅히' 반영되어야 한다.

 

혹자는 양측 간의 신뢰 회복을 논하면서 웬 '청년 남성 타령'이냐고 지적할 것이다. 그러나 그간 '청년 여성'들의 담론과 여론들은 이미 정치권에 반영되고 정책화된지 오래다. 주위를 둘러보시라. 여성임대아파트, 여성전용칸 등 여성을 위한 정책들이 '얼마나' 많이 존재하는지. 그러나 '약자 남성을 위한' 정책은 존재하는가? 해당 질문을 들은 페미니스트들은 "여성 정책을 제외한 모든 정책들이 남성에게 맞춰져 있다"고 앵무새처럼 부르짖겠지만, 그런 사회였다면 남성 자살율이 여성의 2배나 되는 시대가 오지는 않았을 것이다.

 

필자가 말하고 싶은 점은 그 점이다. 남자도 아프고, 눈물 흘리는 인간이다. 저출산 문제를 진정 해결하고 싶었으면, 약자 남성들의 고충을 들어주고 남녀 간의 신뢰를 회복할 방안을 생각해야지, 남성들을 문책하고 비난하는 글을 쓰는 것은 오히려 출산율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 이 말이 믿기지 않는다면 페미니스트들의 말을 전부 실현시켜 보자. 그런데 그런 나라가 된다면 더 이상 대한민국이라는 나라는 존재하지 않을 것 같다.

 

데일리인사이트 정성민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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