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바비(Barbie)'가 수많은 보수 평론가들의 예측과는 달리 북미에서 1억5500만 달러, 전국에서 3억3700만 달러의 수익을 올리며 박스오피스에 성공하였다.
바비는 전체적으로 페미니즘을 포함한 PC주의 성향을 상당히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특히 티저 포스터에 적힌 문구부터 "바비는 무엇이든 될 수 있어, 켄은 그냥 켄(She's everything, He's just Ken)이고, 해당 영화에 등장한 마고 로비(Margot Robbie)는 인터뷰를 통해 "바비는 완벽히 페미니즘 DNA에 기반하고 있고, 환상적인 휴머니스트 영화"라며 소개했다. 영화에 등장하는 바비들 중에는 레즈비언, 게이, 트랜스젠더 등의 캐릭터들이 등장하기도 한다.
심지어 북미에서는 아동용 영화인 줄 알았는데 아이들이 듣기 부적절한 성적인 대사가 나온다는 비판도 나왔다. 이는 상영 초기에 사회풍자적인 영화라는 정보를 함구하고 단순히 아동용 영화인 것 처럼 홍보했기 때문이었다.
그럼에도 바비가 흥행한 이유는 바비의 주 관람층이 해당 영화를 주로 비판하는 보수성향의 성인 남성이 아니라, 성인 여성이나 리버럴 성향의 사람들, 혹은 영화의 메세지에 별로 신경쓰지 않는 일반인들이었기 때문이다.
이에 네셔널 리뷰의 편집자, 필립 클레인(Philip Klein)은 "매체의 흥망을 결정짓는 것은 단순히 PC주의 사상을 담고 있느냐가 중요한 게 아니라 아니라 '주 고객층에게 불쾌감을 줬는지', 혹은 불쾌감을 느낀 핵심고객들을 대체할만한 다른 고객들이 존재하는지가 관건"이라고 자신의 의견을 밝혔다. 또한 그는 "보수주의자들의 PC주의에 대한 비판은 영화의 매출에 크게 영향을 미치지 않았고, 오히려 도움이 되었을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과거 버드라이트 맥주(Bud Light) 사례와 비교하며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버드라이트 맥주를 유통하는 미국의 맥주회사 '앤하이저부시(ABI)'의 경우, 트랜스젠더 틱톡 인플루언서 딜런 멀바니(Dylan Mulvaney)를 광고에 사용하면서 마케팅 임원으로 고용하였다. 해당 맥주를 주로 소비하는 곳은 비교적 보수성향의 고객이 많은 술집이었고 이들은 버드라이트를 소비하지 않게 되었다. 결국 ABI는 빠져나간 고객들을 대체할 새로운 고객을 충분히 불러오지 못했던 것이다. 하지만 바비는 이것과는 상황이 다르다. 보수적인 가정들은 해당 영화를 못 보게 하겠지만, 영화를 보러갈 사람들은 여전히 많아보인다."
데일리인사이트 정성민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