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 탄소배출 기준 못 지킨 차량 매일 벌금 부과

  • 등록 2023.09.13 08:02:18
  • 조회수 675
크게보기

공기 오염을 핑계로 심각한 이동의 자유 침해... 강한 반발 일어
새 차량으로 바꾸지 않으면 강제로 걷거나 대중교통만 이용해야

지난달 29일부터 영국 런던시는 시내를 운행하는 모든 탄소배출 규제 미준수 차량에게 매일 벌금을 부과하고 있다.

 

2019년 4월, 영국은 런던 중심부에 초저배출권구역(ULEZ)을 도입했다. 런던시 교통당국은 ULEZ를 도시 전체로 확장했다. 규제 조항에 따르면 모든 차량은 일정한 탄소배출 기준을 충족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차량의 번호판을 촬영한 자료를 바탕으로 차량 운전자는 하루에 12.5파운드(한화 약 2만7000원)의 벌금을 내야 한다. (택시,대중교통, 일부 대형 차량은 벌금이 면제된다.)

 

벌금이 부과되는 차량은 2006년도 이전 생산된 휘발유 차량과 2015년도 이전 생산된 경유 차량이다. 따라서 최신 차량이나 전기차로 바꿔야만 기준을 충족할 수 있다. 런던 시는 차량을 바꾸는데 2천 파운드를 지원하고 있다. 하지만 런던에 거주하는 사람만 해당되며 런던 밖에서 ULEZ로 들어오는 차량들은 해당 사항이 없다. 따라서 규제 조건에 맞지 않으면서 런던에 진입하는 모든 차량은 고스란히 벌금을 물어야 한다.

 

 

보리스 존슨에 이어 2016년부터 런던 시장을 맡은 노동당 출신 사디크 칸(Sadiq Khan) 시장이 이번 ULEZ 확장을 강하게 추진하고 있다. 칸 시장실은 이 규정을 "세계에서 가장 엄격한 자동차 배출 기준"이라고 했다. 칸은 이 도시의 대기질을 "우리 세대에서 가장 큰 국가적 건강 비상사태 중 하나"인 "눈에 안 보이는 살인자"라고 말했다.

 

그 당시 런던센터의 연구책임자인 실비야 바렛(Silivya Barrett)은 BBC방송에서 "ULEZ는 현재로서는 작은 면적 때문에 '제한적'이지만, 오염이 심한 지역에 사는 저소득층을 돕기 위해서는 정말 필요하다”고 했다. 이후 2021년 개정에 따라 ULEZ은 런던의 약 4분의 1을 차지했다.

 

2020년 사디크 칸 시장실이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ULEZ의 시행 10개월 후 측정된 이산화질소 농도는 ULEZ가 없는 것으로 예상되는 것보다 44% 낮았으며, 평균 준수율은 79%였다.

 

지난 2월 보고서에 따르면, ULEZ가 도시 인구의 44%를 차지할 정도로 확대된 이후에는 ULEZ가 시행되지 않았을 때보다 런던 중심부의 이산화질소 농도는 46%, 그 밖의 지역은 21% 낮은 것으로 추정했다.

 

하지만 모두가 이 제도에 동의하는 것은 아니다. 런던 임페리얼 칼리지의 교통학 센터의 2021년 연구 에 따르면 이산화질소의 감소량은 상당히 적으며, 3% 미만이다. "다른 도시들이 비슷한 계획을 시행하는 것을 고려하고 있기 때문에, 한계 인과 효과(marginal causal effects)가 작으며 ULEZ이 그 자체로 효과적인 전략이 아니라는 것을 암시한다"고 저자들은 결론을 내렸다.

 

런던 시민들은 시위를 이어가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지난 주, 스카이 뉴스에 따르면 런던 시민들이 지난 몇 달 동안 500번 이상 ULEZ 카메라를 훔치거나 손상시켰다고 한다. 며칠 동안 ULEZ가 시 전역으로 확대되자 운동가들은 카메라를 부수고, 전원 케이블을 자르고, 렌즈에 스프레이를 뿌렸다.

 

시장실은 도시 전체로 ULEZ를 확장하면 연간 214년의 수명을 늘린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채널4 뉴스(Channel 4)의  보도에 따르면,  런던 인구가 880만 명인 걸 감안하면 ULEZ 시행으로 연간 한명의 런던 시민의 수명이 약 13분을 더 늘어난다는 것을 의미한다.

 

데일리인사이트 이재영 기자 |

이재영 기자 ljybest99@gmail.com
Copyright @데일리인사이트 Corp. All rights reserved.

찬성 반대
찬성
4명
100%
반대
0명
0%

총 4명 참여

주소 : 부산광역시 부산진구 양정동 406-19 지하1층 등록번호: 부산 아00500 | 등록일 : 2023-05-30 | 발행인 : 손영광 | 편집인 : 손영광 | Copyright @데일리인사이트 Corp.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