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하원 공화당 지도부는 지난 9일(현지 시각)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광범위한 입법 의제를 제정할 상원의 예산 결의안 프레임워크에 대한 최종 투표를 연기했다. 이는 당 내 보수파들이 '상원의 예산 지출 삭감이 너무 적다'고 강력히 항의한 것에 따른 것이다.
마이크 존슨 연방하원의장은 이전에는 해당 법안이 9일 저녁에 통과될 것이라고 낙관했으나, 하원은 10일 오전에 이에 관한 표결을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로써 하원은 2주간의 휴회에 들어가기 전까지 하루 간의 입법 활동 기간을 가지게 되었다.
존슨은 여러 하원 공화당 의원들과 당 지도부와의 회동 이후 기자들에게 모두가 목표를 달성할 수 있도록 좋은 아이디어와 해결책을 모색하고 있다"며 "내일 아침 쯤에는 가능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저는 이 크고 아름다운 법안의 결과에 대해 낙관적이며, 목표 달성을 위한 여러 단계 중 하나일 뿐"이라고 덧붙였다. 하원은 당초 지난 9일 오후 5시 30분경 결의안에 대한 표결을 시작할 예정이었지만, 강경 보수파들이 이에 여전히 반대를 표하면서 표결 연기는 연장되었다.
예산 조정 법안은 5조 달러 이상의 감세를 허용하고, 연말까지 만료될 예정인 트럼프의 2017년 감세 및 일자리 창출법을 연장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하원 공화당 지도부는 만일 해당 프로그램이 만료된다면 미국인들의 세금이 22% 인상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해당 조정 법안은 국경 안보 강화 및 국방비 지출 확대 등 트럼프 행정부의 다른 목표들을 달성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또한 초과 근무 수당 및 노동자들에게 주어지는 팁에 대한 세금을 폐지하겠다는 트럼프의 대선 공약을 이행하는 데에도 활용될 수 있다.
한편, 일부 당내 온건파들은 건강 및 에너지 정책에 대한 8800억 달러 규모의 예산 삭감에 경계심을 가졌다. 반면 민주당은 이로 인해 연방 정책에 의존하는 미국인들의 메디케어와 메디케이드 혜택이 삭감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표결을 앞두고, 트럼프는 하원 공화당 의원들을 향해 자신이 지지하는 상원의 예산안을 준수할 것을 거듭 촉구했다. 이어 그는 감세 연장 법안을 통과시킨다면 국가 경제가 '호황'을 누릴 것이라고 주장했다.
트럼프는 8일 저녁 워싱턴 D.C.에서 열린 전국공화당의원위원회 모금 행사에서 "그들은 이 일을 해야 하고, 우리는 그 목표에 도달해야 하고, 우리는 이미 도달했다. 오늘 우리는 훌륭한 회의를 가졌다"고 말했다. 이어 "눈을 감고 목표에 도달하는 데 집중해라. 허세를 부리는 것은 그만두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그러나 하원 본회의 토론에서 칩 로이 하원의원은 상원의 '무책임한' 예산안에는 찬성표를 던지지 않겠다고 재차 강조했다. 랄프 노먼 하원의원 역시 "상원의 계산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며 "재정적으로 합리적이지 않다"는 점을 지적했다.
로이와 노먼은 현재 하원 프리덤 코커스에 소속된 의원으로, 원내 토론 및 절차적 동의안 최종표결을 위한 법안을 발의하는 데 찬성표를 던졌다. 만일 이들을 다른 방법으로 설득할 수 없는 한, 예산안에 관하여 최종적으로 반대표를 던질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예산안 투표 연기는 주식시장이 격동하는 시기에 발생했는데, 트럼프가 2일 '해방의 날' 관세를 발표한 이후 며칠 동안 주식시장이 급락했지만 지난 9일 협상 의지가 있는 국가에 한정해서 관세를 90일간 유예하겠다고 발표한 이후 주가가 크게 상승했다.
데일리인사이트 정성민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