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대법원, "차별금지법상 남성은 여성으로 간주되지 않는다" 판결

  • 등록 2025.04.16 23:3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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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현지 시각), 영국 대법원은 스스로를 여성으로 여기는 남성이 차별금지법에 따라 여성으로 간주될 수 없다고 판결했다. 내셔널리뷰는 이에 "영국 법률사상 상당한 영향을 끼칠 기념비적인 결정"이라고 평론했다.

 

대법원은 '여성'을 성정체성이 아닌 성별에 따라 정의함으로써, 좌익 활동가들의 요구에 굴복하지 않고 과학적 현실에 따라 정의했다. 해당 판결은 특히 성별 인정 증명서(여성임을 인정하는 법적 문서)를 취득한 남성이 9가지 보호 특성을 포괄하고, 영국 사회의 다양한 영역에서 적용되는 차별금지법인 '영국 평등법'에 따라 여성에게 제공되는 권리와 동일한 보호를 받을 수 있는지 반문을 제시했다.

 

패트릭 호지 영국 대법원 부소장은 해당 판결을 발표하면서 "법원의 만장일치 결정은 2010년 평등법에서 사용된 '여성'과 '성별'이라는 단어는 생물학적 여성과 생물학적 성을 의미한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우리는 이 판결을 우리 사회의 한 집단 또는 여러 집단이 다른 집단을 희생시켜 얻은 승리로 해석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당부했다.

 

해당 판결을 내린 법관은 패트릭 호지, 비비안 로즈, 잉그리드 심러였으며, 나머지 대법관들도 이에 동의했다. 해당 판결은 스스로를 트랜스젠더로 정체화하는 사람들에게 부여된 권리를 없애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페미니스트 활동가 단체인 '포 워먼 스코틀랜드'는 공공위원회 내 여성 대표성 확대를 위한 2018년 스코틀랜드 법에 대응하여 스코틀랜드 정부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당시 제정되었던 '스코틀랜드 공공위원회 성별 대표법'에서 정의하는 '여성'에는 성전환 수술을 받은 남성들도 포함되었기 때문이다.

 

스코틀랜드 고등 항소법원은 스코틀랜드 법이 의회의 입법권을 벗어난다고 판단했다. '여성'의 정의가 트랜스젠더라고 주장하는 생물학적 남성을 포함하기 때문이다. 해당 판결 이후 스코틀랜드 장관들은 해당 법상 '여성'의 정의가 2010년 제정된 평등법과 동일하다고 주장하며 영국 대법원의 판결을 예고했다. 또한 새로운 지침은 성별 인증 증명서를 소지한 남성은 스코틀랜드 법상 '여성'으로 간주된다고 명시했다.

 

이에 케미 바데노크 영국 보수당 대표는 "개인적 학대를 당하거나, 당연한 말을 했다는 이유로 직장을 잃은 모든 여성들의 승리"라며 "여성은 여성이고 남성은 남성이다. 생물학적 성별은 바꿀 수 없다"고 밝혔다. 

 

한편 영국 대법원은 해당 법원이 다루는 특정 법률을 넘어서는 젠더 또는 '여성'의 개념에 대한 공론을 심판한 것이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그러나 대법원의 판결은 여성의 공간, 임금, 모성, 그리고 삶의 다른 측면에 대한 법해석 전반에 반향을 일으킬 것으로 전망된다.

 

데일리인사이트 정성민 기자 |

정성민 기자 luwie200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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