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도한 지구 온난화 공포 캠페인들, 그리고 냉소적인 관객들

  • 등록 2024.05.27 15:34: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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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셔널 리뷰(National Review)의 앤드루 폴릿(Andrew Follett)은 지구 온난화 공포 캠페인들이 점점 심해질수록 오히려 대중들의 관심에서 멀어지는 결과를 초래한다는 기사를 보도했다.

 

영화를 위한 '기후 현실 점검'(Climate Reality Check)은 역설적으로 관객들이 기후 운동가들의 의제를 공유할 수 없게 한다.

 

새로운 연구에 따르면, 끝없는 미디어 캠페인에도 불구하고 할리우드 시나리오 작가를 포함한 대부분의 미국인들이 지구 온난화에 대해 크게 관심을 갖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환경운동 단체인 굿 에너지(Good Energy)와 컬비 대학(Colby College)에서 실시한 연구에서는 영화에 대한 '테스트'를 실시했는데, 이 테스트의 통과 기준은 단 두 가지였다: 영화에 지구 온난화가 존재해야 하고, 등장인물이 지구 온난화를 알고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 단체가 2013년부터 2022년까지 최고 수익을 올린 250편의 영화를 이 테스트에 따라 분석한 결과, 9.6%에 불과한 24편의 영화만이 통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2016년에 개봉한 영화는 단 한 편도 통과하지 못했다.

 

연구원들은 지구 온난화에 대한 언급의 기준을 너무 낮췄는데, 예를 들어 "새로운 기후가 세상에 온다…"라고 쓰인 광고를 잠깐 보여주었던 영화 '슬픔의 삼각형'(Triangle of Sadness)이 해당 기준에 통과되기도 했다. 통과된 영화들 중 단지 6편만이 지구 온난화를 언급하는 장면이 3개 이상 있었다.


한편, 지구 온난화를 가장 많이 언급했던 영화는 2017년 블랙 코미디 슬래셔(날이 있는 도구들로 다수의 사람들을 죽이는 공포 영화의 서브 장르) 영화 '해피 데스 데이'(Happy Death Day)였다. 그러나 그것은 한 등장인물이 반복해서 청원에 서명하기 위해 환경 운동가에 의해 성가시게 되는 것을 포함하여, 같은 하루를 반복적으로 재연해야 하는 그라운드호그 데이(Groundhog Day) 유형의 시나리오 때문이었다.

 

이 그룹은 자신들의 테스트를 두 명의 여성 캐릭터가 남성이 아닌 다른 것에 대해 이야기하는지 여부에 따라 영화를 평가하는 페미니스트 도구인 '벡델 테스트'(Bechdel Test)의 이름을 따서 '기후 변화에 대한 벡델 테스트'라고 불렀다. 이러한 강제적 편집증적 집착(monomania)를 지구 온난화에 적용하는 것은 당연한 수순이었다.

 

이 연구를 수행한 환경 단체의 설립자인 애나 제인 조이너(Anna Jane Joyner)는 성명을 통해 "우리는 의미, 기쁨, 아름다움, 용기를 찾기 위해 이야기를 찾으며, 우리가 보고 사랑하는 영화에 반영된 우리의 세상을 절실히 볼 필요가 있다"며 "우리 모두에게 그 세계는 이제 기후 위기를 포함한다"고  발언했다.

 

그녀는 이어서 "그 이전의 전설적인 벡델 테스트와 마찬가지로 기후 현실 점검은 창의적인 도구이자 스크린에서 기후 표현의 존재 여부를 조사하기 위한 초대장 역할을 하도록 설계되었다"라고 말했다.
 

현대 영화에서 지구 온난화의 존재감이 미미하다는 것은 이 주제에 대한 대중의 관심 부족을 반영한다. 퓨 리서치(Pew Research)에 따르면 2024년 유권자들에게 지구 온난화 대처는 20개 이슈 중 18위를 차지하며 낮은 우선순위를 차지했다. 유권자의 36%만이 "지구 온난화 문제는 올해 대통령과 의회가 최우선적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라는 문항에 동의했다. 이는 '경제 강화'를 최우선 과제로 꼽은 73%나 '테러리즘 방어'를 우려하는 63%에 비해 훨씬 뒤처지는 수치이다.

 

갤럽(Gallup)의 2024년 여론조사에서도 비슷하게 "환경이 미국인들의 국가적 관심사 중 상대적으로 낮은 순위에 있다"고 발표했다. 실제로 조사된 14개의 이슈 중 환경문제는 12위를 차지하며 "가장 덜 우려되는 이슈"에 속했다. 심지어 갤럽이 환경 문제만 조사했을 때에도 '지구 온난화'는 식수 오염, 하천 오염, 토양 오염과 같은 다른 환경 문제보다 낮은 순위를 차지하며 미국인의 최대 관심사가 아닌 것으로 나타났다.

 

지구 온난화가 대부분의 유권자의 우선순위 목록에서 낮은 순위를 차지하는 것은 여론조사에서 보여주듯 미국인 중 극히 일부만이 종말론적 지구 온난화를 받아들이고 있다는 사실과 관련이 있다.

 

예일대학교의 2016년 연구에 따르면, 미국인의 4%만이 지구 온난화가 요한계시록과 같은 종말의 징후라고 확실히 믿는 반면, 나머지 10%는 '아마도' 종말의 징후라고 믿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다른 예일대 연구에 따르면, 미국인의 17%만이 지구 온난화에 대해 "매우 우려"하며 즉각적인 정부의 조치를 원했고, 나머지 28%는 '우려'하지만 당장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024년 갤럽의 여론조사에서도 마찬가지로 과반수인 55%의 미국인이 지구 온난화가 "자신의 생애에 심각한 위협이 될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부분의 미국인들은 지구 평균 기온이 상승하고 있다는 과학적 합의를 받아들이면서도 지구 온난화가 세계를 파괴할 것이라는 극단주의자들의 주장과 10년 안에 그렇게 될 것이라는 그들의 반복되는 실패한 예측을 거부하는 것으로 보인다.


극단주의자가 아닌 환경운동가 마이클 셸런버거(Michael Shellenberger)역시 "기후 변화는 일어나고 있지만, 그것은 세상의 종말도 아니고, 가장 심각한 환경 문제도 아니다"라고 말한다.

 

오바마 정권 시절, AP통신과 시카고 대학교가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미국인의 39%만이 지구 온난화를 막기 위해 개인적으로 매달 10달러의 추가 비용을 지출할 의향이 있다고 답했는데, 앞서 소개한 여론조사들의 결과를 통해 우리는 그 이유를 알 수 있다.


사실 이 여론조사는 오바마 행정부가 미국인 1명당 월 10.74달러에 해당하는 비용으로 '청정 전력 계획'(Clean Power Plan)을 시행하려던 시기에 실시되었지만, 이 계획이 지구 온난화를 종식시키기는커녕 우리가 감지할 수 있을 정도로 지구 온도를 낮추지도 못했다.

 

그리고 2019년 오바마 대통령은 마서스비니어드(Martha’s Vineyard)에 거의 1,500만 달러에 달하는 해변가 저택을 구입했는데, 이는 해수면 상승에 대한 자신의 종말론적 예측과는 상반되는 것이다. 따라서 대중이 기후 정책에 대해 냉소적이고 다른 문제에 더 관심을 갖는 것은 당연한 일이며, 환경운동가들 역시 그다지 우려하지 않는 행동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기후 변화에 대한 벡델 테스트', 다시 말해 '기후 현실 점검'의 신설은 할리우드 제작자들이 지구 온난화를 언급하는 영화를 더 많이 제작하도록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그러나 현재 영화에서 기후 변화에 대한 줄거리가 부족한 것은 미국인들의 지구 온난화에 대한 관심이 낮기 때문이라기보다는 결과일 가능성이 높다.


여론조사는 끝없는 미디어 캠페인에도 불구하고 이 문제에 큰 관심을 보이는 미국인은 거의 없다는 사실을 분명히 보여준다. 기후 변화에 초점을 맞춘 '아쿠아맨과 로스트 킹덤'(Aquaman and the Lost Kingdom)과 같은 영화가 더 많이 나온다고 해서 이 상황이 바뀌지는 않을 것이다. 모든 영화가 지구 온난화를 주제로 하는 것은 대중의 관심을 높이기보다는 흥행 실패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참고1) '벡델 테스트(Bechdel Test)': 1985년 미국의 여성 만화가 앨리슨 벡델(Alison Bechdel)이 만든 영화 성평등 테스트다. 영화 속에서 이름을 가진 여자가 두 명 이상 나오고 이들이 서로 대화하며 대화 내용에 남자와 관련된 것이 아닌 다른 내용이 포함돼야 하는 등 세 가지 기준을 통해 해당 테스트의 통과 유무가 결정된다.

 

※참고2) ‘기후 현실 점검(Climate Reality Check)': 소위 ‘기후 분야의 벡델 테스트’라고 불리기도 하는데, 비영리그룹 굿에너지(Good Energy)가 미국 컬비 대학(Colby College)의 매튜 슈나이더-메이어슨(Matthew Schneider-Mayerson) 박사 연구팀과 함께 영화가 기후변화에 대한 표현을 얼마나 드러내는지 측정한 지표다. 이 테스트에 통과하기 위해서는 두 가지 기준을 통과해야 하는데, 영화가 기후변화의 존재를 인정하는지 여부와 적어도 한 명의 캐릭터가 기후변화에 대해 알고 있어야 한다.

 

데일리인사이트 이재윤 기자 |

이재윤 기자 estela.leejy@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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