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일보 김윤덕 칼럼의 아쉬운 점 : 그놈의 이대녀

  • 등록 2024.05.16 19:5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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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5일 조선일보에는 '[김윤덕 칼럼] 족집게 '엄문어'의 총선 예측은 왜 빗나갔을까'라는 제목의 칼럼이 게재되었다. 해당 칼럼은 보수정당인 국민의힘이 왜 총선에서 참패를 경험했는지에 대한 원인 분석과 대안 제시가 주된 내용이다.

 

개인적으로는 칼럼 전체적으로 원인 분석을 상당히 날카롭게 했다고 생각한다. 윤석열 대통령의 '불통'에 관한 비판적 여론이 결국 선거의 참패를 만들어 냈다는 주장에는 상당 부분 동감하고 이견이 없다. 김건희 여사 논란이 대통령의 이미지를 상당히 훼손했고, 이에 명쾌한 해명을 내놓지 못한 채 무대응으로 일관한 것이 오히려 더 악재를 만들어 낸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해당 칼럼에서 아쉬운 점은 바로 그 대안 제시 부분이다. 이태원 유가족과 전세 사기 피해자들의 손을 잡아주고, 해병대를 찾아가 신뢰를 회복할 시간을 가져야 한다는 지적에는 이견이 없으나, 대통령의 최대 안티인 '20대 여성들'을 만나 대화하라는 문장은 좀 의아한 부분이 있다. 그 이전에 조금 더 주목해야 할 것이 있기 때문이다. 바로 20대 남성이다.

 

사실 이번 총선 출구조사에서 눈에 띄는 변화를 하나 꼽자면 20대 남성들 표심이다. 22대 총선 지역구 출구 조사를 보면 18~29세 남성은 민주당과 국민의힘이 46.4%와 47.9%로 지지세가 거의 비슷하게 나타났다. 이와 반대로 여성들은 69.9%와 25.3%로 민주당 지지세가 압도적으로 높다.

 

그렇다면 비례대표 출구조사는 어떨까? 남성들 사이에서는 민주당이 26.6%, 국민의힘이 31.5%, 개혁신당이 16.7%, 조국혁신당이 17.9%로 나타났다. 그러나 여성들은 민주당이 51.0%로 과반의 지지를 얻고 있다는 점을 알 수 있다. (국민의힘은 16.7%, 개혁신당은 3.9%, 조국혁신당은 18.5%)

 

여기서 돌이켜 봐야 할 사실은, 그동안 20대 남성들의 지지세는 국민의힘이 과반이었지만 이번에는 그렇지 않았다는 점이다. 20대 남성들의 지지세가 국민의힘으로 몰리기 시작한 것은 소위 '이대남'이라는 단어가 나오기 시작한 2021년 서울시장 재보궐선거 때부터였다. 재보궐선거 당시 출구조사에 따르면, 20대 남성들은 72.5%나 되는 압도적인 국민의힘 지지세를 보였고 30대 남성 역시 63.8%로 과반이 국민의힘의 오세훈 후보를 지지했다.

 

2022년 대통령 선거와 지방선거 당시에도 마찬가지였다. 2022년 대통령 선거 당시 20대 남성들은 민주당 이재명 후보 36.3%,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 58.7%로 과반이 보수정당을 지지했으며, 지방선거 당시에도 민주당 32.9%, 국민의힘 65.1%로 과반이 국민의힘을 지지했음을 알 수 있다.

 

물론 이들이 처음부터 국민의힘을 지지한 것은 아니다. 당장 2022년 대통령 선거 당시에 20대 남성들이 윤석열 후보보다 이재명 후보를 더 지지했던 때도 존재한다. 2021년 11월, 이재명은 페이스북에 '2030남성이 홍준표 국민의힘 의원을 지지하는 이유'라는 제목의 글을 공유했다. 이어 그는 페미니즘에 대해 "불평등 문제를 완화하고 평등을 지향하는 정책들이 부분적으로 보면 갈등과 문제를 일부 야기하는 측면이 있다"며 20대 남성들의 여론을 어느정도 고려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 당시 윤석열은 페미니즘의 선봉장 격으로 취급되던 녹색당의 신지예를 선거대책본부에 영입하는 등, 페미니즘 문제에 대해 상당히 둔한 모습을 보였다. 이에 결국 윤석열의 지지율은 하락세를 보였고 이재명의 당선이 거의 확실시 되는 듯해 보였다.

 

이후 윤석열의 지지율이 반등하기 시작한 것은 윤석열 선거캠프에서 20대 남성들을 고려하면서 '여성가족부 폐지' 공약 등을 내기 시작한 시점이다. 더군다나 이재명은 이와 반대로 여성시대와 같은 여초 커뮤니티를 방문하면서 대놓고 친페미니즘적 행보를 보이기 시작한 것 역시 큰 영향을 미쳤다. 결국 선거는 윤석열의 대통령 당선으로 마무리되었다.

 

왜 20대 남성들은 윤석열의 '여성가족부 폐지' 공약에 열광했을까? 이들의 성향을 살펴보면 잘 알 수 있다. 여성가족부는 페미니즘이 본격적으로 부상하기 이전부터 많은 젊은 남성들의 반감을 샀다. 이들이 '게임 셧다운제', '미디어 규제 주장' 등을 계속해서 주장해왔던 것은 자유주의적 성향을 띄는 젊은 남성들에게 좋게 보일리가 없었다.

 

그리고 2016년부터 남성혐오 및 과격한 페미니즘 성향을 띄는 '메갈리아'와 '워마드'가 정치권에서 조명되면서, 페미니즘은 정치계의 주류 담론 중 하나로 떠오르게 되었는데, 이로 인해 남성들은 페미니즘에 대한 반감이 더욱 커졌다. 여성과 관련된 정책 및 복지에만 집중하다보니 실질적으로 '약자에 해당되는 남성'에 대한 구제에는 너무나도 무관심해진 것이다. 결국 남성들은 "내가 먹고 살기 힘든데 내가 기득권이고 강자라는 것이 말이 되느냐"는 불만을 가지기 시작했다. 

 

윤석열 당시 후보의 '여성가족부 폐지' 주장은 이러한 남성 계층의 울분을 속시원하게 긁어준 것이다. 실제로 여성가족부는 문재인 정부 당시 페미니즘 활동에 집중하는 여성단체들을 국세를 들여 지원하는 모습을 보였는데, 이를 없애주겠다고 하니 당연히 지지를 표할 수 밖에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총선에서 국민의힘이 지지부진한 모습을 보인 것은 20대 남성들의 기대가 점점 빠져나가고 있음을 그대로 보여준 것이다. "윤석열 정부 2년이 지났는데 여성가족부는 폐지될 조짐조차 안 보이고, 오히려 예산이 늘어났지 않느냐"는 생각이 더 이상 윤석열 정부를 지지할 이유를 사라지게 만든 것이다.

 

이렇게 윤석열에 대한 지지를 하나둘 철회하기 시작하니, 그동안 흐린눈으로 보아왔던 여러가지 문제들이 보이기 시작했다. '채상병 사망 사건', 'R&D 예산 삭감', '김건희 논란' 등에 대해 그동안은 윤석열이라는 정치인에 대해 일말의 믿음이라도 있었기 때문에 애써 무시해왔지만, 점차 그러한 논란들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한 것이다. 그래서 그럴까, 온라인 상의 여론을 보면 비교적 윤석열 대통령과 국민의힘 지지세가 강했던 디시인사이드 마저도 이제는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비난 투성이다. 

 

이재명 같은 경우는 상황이 다르다. 그는 자신들의 집토끼를 지키면서도 20대 여성들의 표를 확실하게 가져왔다. 그 대표적인 예시가 바로 비동의간음죄 논란이다. 선거 공약에 비동의간음죄를 넣었다는 사실은 자칫하면 4050 남성들의 표심을 이탈시킬 수 있었지만, 이재명 대표는 해당 논란을 일사분란하게 잠재우는 모습을 보였다. 그 덕분에 그들의 표를 지키면서도, 20대 여성들의 69.9%라는 압도적인 지지율을 차지하게 되었다.

 

이러한 상황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여성들과 대담을 하는 것은 적진에 자살하러 들어가는 꼴과 별반 다를 것이 없다. 우리가 주목해야 하는 것은 그녀들이 아니라 20대 남성들이다.

 

20대 남성들은 윤석열 정권에 실망하여 점점 지지를 철회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민주당'은 뽑기 싫었다. 이들 사이에서 과반은 아니더라도 국민의힘이 민주당보다 약간이나마 지지세가 높은 것은 바로 그러한 점을 보여준다. 더군다나 이준석의 개혁신당이 비례대표 출구조사에서 16.7%나 되는 지지를 얻은 것은, 이들이 페미니즘을 견제할 정당으로 국민의힘보다 개혁신당이라는 대안을 선택했다고 볼 수 있다. 국민의힘이 아무리 싫어도 민주당은 못 뽑겠으니 그런 것이다.

 

윤석열 대통령은 20대 남성들의 고충에 대해 귀기울여야 한다. 그리고 그들은 딱히 특별한 것을 바라는 것도 아니다. 그저 윤석열 대통령이 취임 연설 당시 그렇게나 강조했던 '자유'와 '시장경제'를 지켜주면 된다. 문재인 정권때 도입되었던 '인터넷 검열 정책', '여성할당제' 등 페미니즘 색채가 강하고, 정부가 개인의 영역에 과하게 개입하는 부분을 과감하게 없애려고 시도라도 해야 한다.

 

만일 그런 노력들을 계속해서 보여준다면, 대통령 윤석열을 조롱하던 좌파 남성들마저도 퇴임 시점에는 그 노력을 높게 사줄 것이다. 

 

페미니즘이 지배하는 시대를 연명하는 것이 아니라, 페미니즘 운동의 안락사를 대통령이 주도해서 시작해야 한다. 그것이 몰락하는 국민의힘을 최소한이라도 살려낼 수 있는 방법이다.

 

데일리인사이트 정성민 기자 |

정성민 기자 luwie200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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