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히 하고, 학교에서 가르치는 사상에 동조해서 좋은 학점 받아서 학교나 졸업해라."
나는 펜실베니아 대학을 다니게 됐을 때 이와 같은 경고를 받았다. 합격 통보를 받았을 때 부모님은 환호하셨지만, 나는 새로운 공동체에서의 4년이라는 시간 동안 나의 지적 정직성(intellectual integrity)을 팔고 나의 보수적 정치관, 가톨릭 신앙, 자유주의 사상에 대한 비판을 감추고 살라는 학교의 경고 속에서 살게 됐다.
학교가 경고를 보냈다고 표현할 만한 증거는 충분하다. 대학에서 기사를 썼던 기간만 돌아봐도 펜실베니아 대학은 끔찍한 코로나 정책, 바이든 행정부의 기밀 문서 발견, 국가를 위협하는 중국 세력의 익명 기부를 신문 헤드라인으로 장식했다. 반면, 대학 총장의 반유대주의 입장 표명으로 인해 논란이 됐던 청문회 내용과 결국 총장직 사퇴를 하게 된 내용은 다루지 않았다. 공화당원들이 펜실베니아 대학을 미국 최고의 교육기관으로 인정하지 않는 이유를 알 수 있는 것이다.
따라서 공화당은 이를 공개적으로 비판하면서, 청년 보수주의자들에게 "높은 SAT점수와 종은 입시 성적을 가지고 우리와 가치관을 공유하는 학교로 가라"고 말할 수는 있지만, 그건 잘못된 주장이다.
내 경험을 통해서 그 이유를 말할 수 있다. 만약 내가 더 보수적인 대학에 입학했다면, 인생의 많은 측면이 달라졌을 것이고 또 더 나아졌을 수도 있겠지만, 나는 '표현의 자유' 점수가 두 번째로 낮은 이 대학교에 입학한 것을 후회하지 않는다. 또한 아이비리그 학교에 다닐 기회를 얻은 모든 젊고 똑똑한 보수주의 학생들은 나와 같이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진보적인 대학을 보내지 않음으로써 보수주의 학생들을 보호하려 하는 것은 우리는 미국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기관에 있는 사람들의 삶에 영향을 미칠 기회를 잃게 되는 것이다.
좋든 나쁘든, 아이비 리그는 여전히 미국을 이끌고 있다. 아이비 리그 졸업생은 미국 대학 재학생의 0.8%밖에 되지 않지만, 미국의 부와 권력의 중심에 많은 비율을 차지하고 있다. 이들은 미국 최고 소득자의 12%를 차지하고 있다. 하버드는 다른 어떤 학교보다 많은 동문들이 의회에 진출해 있으며, 예일대는 세 번째로 많다. 17명의 미국 대통령이 아이비 리그 출신이다. 펜실베니아 대학과 긴밀한 관계를 맺고 있는 바이든 대통령처럼 심지어 해당 학교를 다니지 않은 권력자들도 아이비 리그에 크게 의존하고 있다.
아이비 리그 교육의 질이 많은 사람들이 믿고 싶어 하는 것처럼 최고라고만 볼 수는 없지만, 이러한 학교들이 제공하는 명성과 인맥은 여전히 타의 추종을 불허하다. 국가 최고 수준의 경쟁심, 야망, 부를 갖춘 학생들과 함께 대학에 다니면 졸업생 네트워크와 명성뿐만 아니라 곧 성공할 인물들과의 우정도 얻을 수 있다.
보수주의 학생들에게 이러한 인맥과 단체에 대한 접근성은 더 소중할 수 있다. 가치관이 공유되지 않은 사람들이 해주는 지지는 그 사람의 인격을 증명해주는 것이며, 이는 단순한 우정을 통해서 얻을 수 있는 것이다. 지난 4년 동안 수많은 학우들과 심지어 몇몇 교수들은 나를 '최초의 지적인 보수주의자'라고 말했다.
나는 진보적 가치관의 자만심은 제쳐두고 수업과 캠퍼스 내 과외 정치 활동에 참여함으로써 적어도 몇몇 동료들의 마음을 열었다. 내가 학업 환경에서 직면하는 끊임없는 도전은 다양한 정치 문제에 대한 내 시각을 날카롭게 만들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아이비 리그를 비롯한 명문 대학들을 통해서 보수주의자들이 진보주의 언어를 배울 수 있다는 것이다. 미국 사회는 진보와 혁신을 지향한다. 주류 문화의 주목을 끌기 위해서는 주목받는 우파 지도자들이 상대방이 이해할 수 있는 방식으로 말하는 법을 배워야 한다. 나는 그동안 진보주의자들에게 친숙한 언어로 보수적 관점을 옹호했기 때문에, 반대 주장을 하는 동료들은 적극적 우대조치(affirmative action)와 훅업문화(hook-up culture)에 대한 나의 비판을 공감하게 됐다.
물론 학교생활 가운데 어디서든지 몇 없는 보수주의자가 될 수 있다는 합리적인 우려는 있다. 더 나아가 부모의 시각에서는 아이비 리그 대학들이 자녀들의 가정 중심적 가치관을 해체할 수 있다는 걱정을 할 수 있다. 그건 사실이다. 수업시간 중에 자기 주장을 하다 보면 소외감을 느낄 수 있다.
또한 취득하게 되는 대학 학위가 단순히 4년 동안 나의 원칙을 옹호하는 시간으로만 바라보게 된다면 좌절이 될 수도 있다. 하지만 내 대학 경험은 논쟁의 양극화된 입장을 하나로 통합시키려는 노력을 통해서 변화를 만들 기회를 만들었다.
지리적, 사회적 양극화로 인해 민주적인 담론이 위축되고 있는 상황 가운데, 우리가 다른 생각을 하는 사람들과 교류하고 그들의 조직 형성에 참여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펜실베니아 대학을 다니면서 진보적인 사상을 직면했음에도 불구하고, 나는 나의 신앙과 정치적 성향을 위해 더 헌신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알게 됐다. 이는 나와 비슷한 경험을 가진 대부분의 학생들이 공감하는 깨달음이다.
보수주의자들은 아이비 리그 학교의 상아탑 같은 학문적 견해와 그 견해로 인한 부정적인 결과에 대해 비판해야 한다. 하지만 결론이 아이들을 아이비 리그에 보내지 않는 것이 되어서는 안된다. 아이비 리그에 들어가서 변화를 일으키는 것은 보수주의 사명의 기반이었으며, 앞으로도 그래야 한다.
데일리인사이트 김현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