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산주의 독재자에 대한 향수"...러 전역에 '스탈린 센터' 건립

2024.01.08 13:00:00

푸틴 대통령, "스탈린은 나치즘을 물리친 사람" 재평가 원해

최근 블라다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과거 소련의 독재자였던 이오시프 스탈린의 명성을 회복하려고 노력하면서 러시아 전역에 '스탈린 센터'가 나타났다. 해당 센터는 스탈린을 '역사 속 위대한 인물'로 재지정하고,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푸틴에 대한 지지세를 강화하기 위해 건립되었다.

 

텔레그레프 보도에 따르면 지난 12월, 알타이 공화국 바르나울에 열린 러시아의 두 번째 스탈린 센터 개관식에서, 지역 공산당 지도자인 세르게이 마타소프(Sergei Matasov)는 스탈린의 통치 기간동안 세계를 현대화한 공로를 칭송했다. 마타소프는 "스탈린의 경제, 정치, 그리고 문화는 전 세계에 활력을 불어넣었다"고 이야기하며 "매우 급진적이고 질적인 도약이었다"고 평가했다.

 

또한 마타소프는 친자본주의적이었던 보리스 옐친 전 러시아 대통령과 수감된 알렉세이 나발니 야당 대표를 언급하면서, "옐친과 나발니의 지지자, 러시아의 적, 외국의 요원들이 우리에 대한 비방글을 쓰고 있지만, 우린 그들을 스탈린의 방식으로 다룰 것"이라고 엄포를 놓았다. 서방세계에 친근감을 보이는 러시아인들을 모두 반역자로 간주하는 것이다.

 

공산당은 크렘린궁(러시아 대통령실)이 정한 범위에서 활동하는 야당이다. 이들은 2023년 니즈니 노브 고로드 인근에서 첫 번째 센터를 열었으며, 해당 센터 역시 스탈린의 사진, 연설, 흉상 및 기타 장신구들을 전시하여 방문객들에게 영감을 주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이에 크렘린궁은 스탈린을 재평가하려는 시도에 환영을 표했다.

 

전문가들의 분석에 따르면, 그동안 푸틴은 2차 세계대전에 대해 스탈린을 미화하거나 나치 독일에 대한 승리를 부각해왔지만, 이처럼 중요한 안건으로 다뤄진 적은 없었다. 바스 대학 스티븐 홀(Stephen Hall) 러시아 정치학 부교수는 "그들은 과거에 그랬듯이 애국전쟁의 일환으로 우크라이나에서 나치와 싸우고 있다고 말한다"고 전하며 "스탈린이 나치를 이겼다는 것은 푸틴 정권에 좋은 이미지가 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2022년 푸틴은 독립기념일 행사 연설에서 스탈린을 '위대한 사람'으로 칭송했다. 또한 블라다미르 메딘스키 대통령 자문관은 2016년 문화부장관 시절 스탈린 기념비 제막을 위해 모스크바 북쪽 지역인 트베리를 방문했다. 러시아 언론 토치카(Точка)에 따르면, 현재 러시아에 있는 스탈린 기념물 110개 중 37개는 푸틴이 대통령이 된 이후 세워진 것이다.

 

어린아이들은 이러한 친(親)스탈린 선전 운동의 핵심대상이다. 올해 크렘린궁은 1953년 스탈린 사망 이후 처음으로 붉은 광장을 통해 자국 청소년들의 집단 체조 퍼레이드를 펼칠 예정이다.

 

또한 바르나울 스탈린 센터는 지난 12월 스탈린의 생일을 축하하기 위해 러시아 학생들을 모아 온라인 플래시몹을 조직했고, 그들이 손으로 쓴 포스터를 들고 있는 사진을 게시했다. 해당 사진의 포스터에는 '스탈린 동지, 생일축하합니다!', '위대한 스탈린 동지 안녕하세요!' 등의 글귀가 적혀있다.

 

토치카는 "2022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약 6개의 스탈린 기념물이 Z 표식과 함께 세워졌는데, 이는 크렘린궁이 만들어낸 우크라이나 침공을 옹호하는 서사를 나타낸다"고 전했다. 

 

역사학자들은 스탈린 치하에서 약 600만명이 수용소로 보내져 사형당한 것으로 추산했고, 사회운동가들은 지역 당국이 이러한 희생자들의 명판을 찢고 22개의 기념물을 파괴했다고 고발했다. 러시아 인권단체 '메모리얼'의 알렉산드라 폴리바노바 연구원은 "기념물을 없애기 위한 캠페인이 전국적으로 진행되고 있으며, 대부분의 파괴행위자들은 잡히지 않고 경찰들은 일을 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또한 내셔널리뷰는 "독일의 상당한 규모의 정당이 '히틀러 센터'를 세우는 것을 상상할 수나 있겠냐"고 논평하면서 "이것이 바로 러시아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이다"라며 비판했다.

 

데일리인사이트 정성민 기자 |

정성민 기자 jsm020704@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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