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rry Christmas’ - 잊혀지는 크리스마스와 크리스마스의 주인

  • 등록 2023.12.24 15: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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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가운 공기의 12월, 신나는 캐럴이 온 거리를 따뜻하게 가득 채우고, 가는 곳곳마다 빨간 모자를 쓴 산타와 빨간 코의 루돌프가 반긴다. 크리스마스가 다가오는 12월이면 온 세상이 크리스마스로 가득했다.

 

하지만 어느 순간부터 거리에서 크리스마스 분위기를 찾아보기 어려워졌다. 거리뿐만이 아니라 사람들 사이에서도 그렇다. 일부 거리에는 트리가 세워져있고 신나는 노래도 울리지만 크리스마스의 본래 의미는 사라지고, 모두 그저 예쁜 장식품과 신나는 가요에 지나지 않는 듯 하다. 시간이 지나며 크리스마스의 의미가 잊혀지자 트리는 꺾이고 트리 위의 별은 졌으며 거리를 따뜻하게 채우던 캐롤은 얼어붙었다. 그렇게 크리스마스가 우리에게서 천천히 사라져 간다.

 

시간이 지날수록 크리스마스의 의미는 점점 잊혀져 가는 듯 하다. 오늘날 많은 사람들에게 있어 크리스마스는 쉬는 날, 연인과의 날에 지나지 않는 듯 하다. ‘성탄’이라는 그 의미는 퇴색되어 사라졌고, 그저 친구 또는 연인과 밤새도록 노는 날, 하루 쉬는 날 정도로 변질된 것이다. 심지어 기독교인에게조차 말이다.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메리 크리스마스’라고 인사를 나누곤 한다. 여기서 크리스마스는 그리스도를 의미하는 영어 크라이스트(Christ)와 예배, 모임을 의미하는 매스(Mass)의 합성어로 ‘그리스도 예수의 탄생을 기념하라’는 의미가 담겨있다. 또한, ‘메리’는 즐겁게, 기쁘게를 의미하는 Merrily가 합쳐진 합성어로 우리가 흔히 나누는 인사인 메리 크리스마스의 의미는 ‘그리스도 예수의 탄생을 기뻐하고 기념하라’는 의미이다. 우리나라에서는 크리스마스를 성탄절이라고도 부르며 이는 성스러운 예수의 탄생을 축하하는 절기를 의미한다.

 

크리스마스는 역사적으로 AD 300년경 로마제국 시기 초대교회에서 최초로 시작된 것으로 보고 있다. 그리고 초대교회에서 시작한 크리스마스는 오늘날까지 이어져 매년 12월 25일 전 세계 대부분의 국가에서 크리스마스를 공휴일로 지정해 기념하고 있다. 우리나라에는 1880년대 중반 무렵 크리스마스 행사가 처음 시작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크리스마스는 부활절, 추수감사주일과 더불어 교회의 가장 중요한 절기 중 하나이며 크리스마스가 이처럼 중요한 절기로 자리 잡게 된 배경은 과거 초대교회와 그 시작한 이유에서 찾아볼 수 있다.

 

과거 초대교회 교인들에게 있어 크리스마스의 핵심인 예수의 탄생은 주요 관심사가 아니었다. 그 이유는 당시 초대교회 교인들에게 기독교의 핵심인 예수의 부활이 가장 중요했으며 예수의 재림이 그들의 가장 주요한 관심사였기 때문이다. 그러다 3세기 말부터 본격적으로 터진 ‘기독론 논쟁’에서 이단들이 예수의 인성(人性)을 부인하기 시작했다. 이들은 예수의 ‘성육신’을 부인했으며 이윽고 예수 자체에 대한 부인으로까지 이어지게 되었다.

 

이런 이단들로 인해 초대교회는 예수의 신성(神性)과 함께 인성(人性) 즉, 그리스도께서 실제 육신을 입고 이 땅 가운데 오셨다는 성육신 역시 중요하며 이를 강조할 필요성을 느끼게 되었다. 그렇게 초대교회는 크리스마스를 기념일로 지정해 예수의 탄생을 기념하면서 그리스도의 성육신을 기억하고 기념하게 되었다.

 

이렇듯 크리스마스의 시작은 예수의 탄생을 기억함에서 시작되었으며 크리스마스의 가장 중요한 본질이라고 할 수 있다. 이는 크리스마스라는 절기의 가장 중요한 핵심이 예수 그리스도께서 이 땅 가운데 육신을 입고 나심이며, 크리스마스는 이를 기억하고 감사하고 기뻐하며, 구주가 나신 기쁜 소식을 ‘온 유대와 사마리아와 땅 끝까지 전하는 날’인 것이다.

 

크리스마스의 대표적인 장식인 트리는 성탄목이라고 불리며 이는 성경 창세기에 나오는 에덴동산의 생명나무와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를 상징한다. 성탄목 위의 별은 성경에 예언된 예수의 탄생 당시 베들레헴에 뜬 별을 의미하며 동방박사들이 바로 그 별을 따라 예수의 탄생지를 찾아왔다.

 

크리스마스는 역사적으로 예수의 성육신, 탄생을 기념하기 위해 시작되었으며 크리스마스의 장식과 기념물 역시 모두 예수와 그의 탄생을 상징하고 있다. 그러나 오늘날 크리스마스의 진정한 의미는 잊혀지고 그와 더불어 예수 그리스도 역시 사람들에게 잊혀져가고 있다.

 

오늘날 크리스마스의 의미와 그 중요성을 다시 상기시킬 필요가 있다. 초대교회에는 성육신을 부인하는 이단이 있었지만 현대에는 과거 초대교회 시절보다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많은 사람들이 예수의 성육신을 부인하고, 믿지 않으며 이어 예수의 부활 역시 부인하고 있다. 이전보다 더 다양한 논리와 다양한 방식으로 각자의 소견에 옳은 대로 예수의 탄생과 부활을 부인하고 있으며 수많은 이단이 활개치고 있다. 심지어는 정치의 영역에서도 크리스마스는 부인당하고 있다.

 

미국의 오바마 전 대통령은 임기 8년간 단 한 번도 ‘Merry Christmas’라는 말을 크리스마스 인사로 사용하지 않았다. 대신 Happy Holidays, Seasons Greeting을 사용하면서 크리스마스를 희미하게 만들었지만 일부 사람들은 이런 오바마의 의도적인 행보를 칭찬했다. 무엇보다 교회와 기독교인들도 크리스마스의 진정한 의미를 망각한 채 일반 세속적인 의미와 같이 노는 날, 쉬는 날, 연인과의 날 정도로 크리스마스를 보내고 있다.

 

여느 법정 공휴일이 그렇듯, 크리스마스 또한 마냥 쉬는 날이 아니다. 크리스마스, 즉 예수의 탄생이 있었기에 예수의 십자가 죽음이 있었으며, 예수의 십자가 죽음이 있었기에 부활이 있었다. 바로 이 부활로 인해 그를 믿는 모든 자들은 구원이라는 선물을 받게 되었다. 크리스마스는 이 사실을 기억하고 기념함으로써 기뻐하고, 감사하며 성육신과 부활을 부인하고 믿지 않는 자들에게 기쁜 소식을 전하는 날이다.

 

연인과 함께 또는 친구와 가족과 함께 즐겁고 행복한 하루를 보내는 것에 대해 비판하는 것은 아니다. 다만, 크리스마스를 보내면서 그 날의 의미가 무엇인지 기억하고 그 날의 주인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 모두에게서 잊혀져가는 크리스마스가 다시 한번 모두의 가슴을 설레게 하기를, 그 날의 의미를 기억하며 모두가 감사와 감동을 느끼기를 바란다.

 

거리와 사람들의 가슴 속에 다시 한번 크리스마스가 가득해지길, 크리스마스의 주인이 다시 크리스마스의 주인이 되기를 바라며, 모두 행복한 크리스마스 되기를

 

Merry Christmas

 

데일리인사이트 서대곤 기자 |

서대곤 기자 sdaegon99@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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