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보장의 원칙 지켜야 건강보험의 미래가 있다"... '건강보험이 아프다' 전국회진 북토크쇼 개최

  • 등록 2023.12.11 1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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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천향의대 이은혜 교수, "과다지출되는 의료 비용 절감 위해 시스템 개선 필요해"

지난 9일 부산 바른청년연합센터에서 순천향의대 영상의학과 이은혜 교수와 함께하는 전국회진 북토크쇼 '건강보험이 아프다'가 개최되었다. 이날 이은혜 교수는 '건강보험 이해하기 - 지속가능한 건강보험을 위하여'라는 제목으로 현행 건강보험제도의 문제점과 해결방안에 대해 강연했다.

 

이은혜 교수는 먼저 건강보험은 '의료보장제도'라고 이야기했다. 이 교수는 "모든 국민에게 '필수의료'(건강보험이 적용되는 의료 서비스)를 비용부담 없이 공적 재정으로 제공하는 것이 의료보장이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대한민국에 통용되는 공공의료 개념'의 문제점을 이야기했다. 이 교수는 "건강보험 자체가 공공의료인데 우리나라에서만 마치 부산대학병원, 부산 의료원 같은 공공설립병원만 공공의료를 하는 것처럼 인식이 되고 있다"고 지적하며 "이는 글로벌 스탠다드와 거리가 멀다"고 비판했다.

 

이 교수는 "가령 영국 같은 공영제 국가들은 인간이기만 하면 의료 서비스를 누릴 권리가 있다는 '기본권 의료' 이념을 채택하고 있으나 한국은 '사회연대' 이념을 채택한 '사회보험제도' 국가이다"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르면, 사회 구성원들이 건강보험 비용을 다함께 부담하지만, 의료 서비스를 받는 것은 질병에 걸린 환자만 해당된다. 이은혜 교수는 "공영제 국가에서는 모든 의료시설이 국가 소유지만, 사회보험제 국가에서는 민간이 설립한 것도 건강보험 서비스를 제공하면 공공병원으로서 똑같이 대우받는다"고 지적했다.

 

이어 현행 건강보험제도가 공급자 시장을 무시한다는 점을 비판했다. 이 교수는 "원래 사회보험제도는 계약에 의해 성립이 된다"고 말하며 "현행 제도는 보건복지부가 일방적으로 의료 수가를 지정하는 방식이기 때문에 전체적인 효율이 떨어지는 단점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 교수는 "대한민국이 의료보장의 개념을 올바로 이해한다면 공급자 시장을 인정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현재 건강보험제도가 원칙대로 운영되고 있지 못하다는 점도 이야기했다. 이 교수는 "의료보장의 원칙에는 '보편적 적용', '포괄적 제공', '최소수준의 원칙', '공정성과 효율성'으로 네 가지가 있다"고 설명하며, "보편적 적용의 원칙을 제외하고는 모두 잘 지켜지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이 때문에 의료이용 과다, 의료 질 저하, 비효율적 운영, 의료기관 영리화 등의 문제가 발생한다고 비판했다. 또한 이은혜 교수는 "현행 제도가 보편적 적용의 원칙을 잘 지키고는 있지만 '모든 외국인'에게 건강보험 서비스를 제공해 악용의 여지를 만든다는 문제가 있다"고 덧붙였다.

 

이러한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한 '정책적 측면'과 '사회적 측면'에서의 해결방법 역시 제시했다. 먼저 이은혜 교수는 정책적 측면의 해법에 대해, "과다하게 지출되는 의료비용을 낮추기 위해 이용량을 잘 관리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환자의뢰체계를 재정립하고, 환자가 원하는 대로 다 해주는 기존 방식이 아니라 정말 필요한 곳에 적절한 서비스가 제공되는 방식으로 개편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또한 "요양기관 당연지정제 및 혼합진료 허용을 폐지하고 요양기관 계약제와 비급여 금지 정책을 도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사회적 측면에서의 해법에 대해, 이은혜 교수는 "인구고령화에 대비하여 계층적 지역주의 모델을 준수하고 개인별로 건강한 생활습관을 정착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또한 이은혜 교수는 무엇보다 의료보장의 개념과 원칙을 지키고 모든 구성원이 각자의 역할을 잘 수행해야 건강보험이 지속 가능함을 강조했다.

 

한편 이은혜 교수는 특정 진료과 기피현상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이은혜 교수는 해당 문제의 원인은 전공의 수급 불균형, 기존 전문의 이탈, 삶의 질 중시하는 젊은 세대 경향성, 의사 수 부족 등 다양한 문제가 복합적으로 엮여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한 해결방안으로, 이은혜 교수는 "원가에 준하는 적정 수가를 보장하되 진료과별 소득격차를 없애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정부가 의료보장국가의 책무를 수행해야 한다"며 "교수 연구비, 전공의 수련비용 등을 지원하고 수련병원에게 면세혜택과 자본비용 보상을 제공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공공의료 의사에 대한 최소한의 법적 안전장치를 보장하고, 이를 위해 의료공단이 먼저 의료사고 피해자에게 보상한 뒤 의사에게 구상권을 청구하는 식으로 전환하고 형사소송은 지양하는 뱡향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북토크쇼에는 전 KBS 기자 이영풍 국회의원 예비후보도 참석하였다. 이영풍 예비후보는 "일부 외국인, 특히 직장가입자의 피부양자들이 한국으로 와서 건강보험을 이용하기만 하고 보험료는 내지 않는 경우가 많은데 이는 심각한 문제다"라고 지적하며, "이들이 사회적 서비스에 무임승차하지 않고 제대로 돈을 지불해낼 수 있도록 건강보험과 분리하여 별도의 제도를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데일리인사이트 정성민 기자 |

정성민 기자 jsm020704@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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