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6일, 미국 내 자동차 판매량 5위를 기록 중인 현대자동차는 시가총액 세계 5위인 아마존과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이번 협약으로 소비자들은 현대자동차를 아마존에서 구매할 수 있게 된다. 해당 협약으로 자동차 구매자들은 편리한 주문이 가능해진 반면, 자동차 시장에서 판매 대리점의 입지가 줄어들 수 있다.

월스트리트 저널의 보도에 의하면 해당 협약은 LA 모터쇼에서 발표되었다. 현대자동차 최고 운영 책임자 호세 무뇨스는 자동차 구입 과정에서 어려움을 겪은 고객에 주목했다.

“아마존에서 제품을 얼마나 쉽게 살 수 있나, 고객들은 자동차를 살때 바로 그런 편리함을 원한다. 이 새로운 쇼핑 경험은 차량 판매자들이 고객들에게 편리함을 제공하는 또 다른 방법을 만들어 줄 것이다.”

2024년부터 아마존에서 현대자동차의 지역 대리점에 있는 재고를 검색할 수 있으며, 아마존을 통해 선택한 결제 옵션으로 차량을 결제하거나 구매할 수 있다.

그러나 자동차 거래는 기존의 아마존 구매와 차이점이 있다. 아마존의 2일 무료 프라임 배송과 쉬운 반품은 현대자동차 판매에 적용되지 않는다. 현대자동차 판매는 여전히 최종 제품 배송을 담당하는 지역 대리점을 통해 가능할 것이며, 아마존은 중개자 역할만 수행한다.

아마존이 중개자 역할만 수행하는 이유는 바로 미국의 자동차 제조업체의 직접판매 금지 법률 때문이다. 미국의 거의 모든 주에는 자동차 제조업체의 직접 판매 금지 법률이 존재한다. 이 법에 따르면 자동차 제조사는 소비자에게 제품을 직접 판매할 수 없으며, 프랜차이즈 대리점과 계약을 맺은 뒤 제품을 판매해야 한다.

자동차 판매원들은 해당 법을 지지한다. 미국 자동차판매자협회(National Automobile Dealears Association)는 대리점 판매 의무화가 소비자 보호 및 지역 경제에 도움이 되며, 자동차 제조업체가 판매 이윤이 낮은 소매업 대신 제품 개발과 마케팅에 자본을 투자할 수 있도록 한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이와 반대되는 입장도 있다. 유통 과정에서 불필요한 중개과정이 있으면 고객은 결국 더 많은 비용을 지불하게 된다. 2020년 미시간주 하원의 프랜차이즈 대리점 법안에 반대하는 미시간 학계의 공개 서한에서 수십명의 학자들은 ‘제조업체와 소비자 사이에 의무적인 판매자를 추가하면 최종 판매가격이 낮아질 것’이라는 주장은 경제학적으로 근거가 없다는 점을 지적했다. 자동차 회사 포드의 CEO 짐 팔리(Jim Farley)는 자동차 판매 과정에서 프랜차이즈 딜러를 의무적으로 거치는 것은 자동차 한 대의 최종 소비자 판매가에 약 2,000달러가 더 붙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2016년 설문조사에 따르면 자동차를 구매하려는 고객의 61%가 이 과정에서 이용당하고 있다고 느꼈으며, 절반 이상이 ‘자동차 대리점을 방문할 때 불안감이나 불편함을 느낀다’고 답했다. 또한 2012년 갤럽의 여론조사 응답자들은 자동차 판매가 가장 부정직하고 비윤리적인 직업이라고 답했는데 이 수치는 국회의원보다도 낮았다.

코로나19로 인해 온라인 판매가 활성화되었고, 기존 판매자들은 자동차 대리점에 가는 것을 두려워하는 고객을 위해 자동차를 집으로 배송해주는 배송 옵션을 확대했다. 테슬라는 2019년에 자동차 판매를 온라인 판매로 전환하였는데, 거래 성사 시 수수료를 받지 않는 직원이 있는 대리점을 선호했다. 전기차 스타트업 리비안도 대리점이 없다. 

테슬라의 본사가 있는 텍사스 주는 자동차 제조업체가 소비자에게 자동차를 직접 판매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 테슬라는 주법을 우회하기 위해 차선책으로 법이 적용되지 않는 미국 원주민 부족의 땅에 자동차 전시장을 열기도 했다.

현대자동차와 아마존의 이번 파트너십은 기존에 자동차를 사기 위해 대리점을 방문하는 것을 불편해하는 소비자들에게 희망적인 발걸음이다. 그러나 더 나은 장기적 해결책은 각 주가 프랜차이즈 대리점법을 완전히 폐지하고 시장이 자동차를 구입하는 가장 좋은 방법을 결정하도록 두는 것이다.

데일리인사이트 최정윤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