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가 보수에게 가르쳐 준 '교훈'

2023.09.19 06:37:31

*편집자주

이전부터 대안우파 진영에서는 미국이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우크라이나가 아닌 러시아의 편을 들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미국의 보수주의자들 역시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해 상당히 회의적인 입장을 가지고 있다. 대한민국 보수진영에서 이런 입장을 가진 이들이 주류는 아니지만 일각에서는 상술한 주장들에 동조하기도 한다. 그렇다면, 과연 보수주의자에게 있어 우크라이나 전쟁이 가지는 의미는 무엇일까? 이러한 문제의식에서 필자는 내셔널리뷰의 칼럼니스트 콜 아론슨(Cole S. Aronson)이 작성한 '우크라이나 탐방 후기' 내용을 독자들과 공유해보려고 한다.

 

현재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한 미국과 러시아 정부의 입장은 마치 고의로 우크라이나에 대한 서구 보수주의자들의 지지를 없애려는 것처럼 보인다.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민주당은 우크라이나를 지원하는 것은 '권위주의'에 저항하는 '민주주의'를 지지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그 말이 맞다. 그러나 민주주의나 권위주의와 별 관련이 없는 사안들에 대해, 리버럴을 찬양하고 보수주의자들을 까내리기 위해서 해당 용어들을 자주 사용하지 않는다면 그 말에 동조하는 사람은 더욱 늘어날 것이다.

 

전통적인 국가를 지지하는 사람들이라면 우크라이나를 버려서는 안 된다. 이는 단순히 우크라이나가 키이우에서 패배했을 경우, 미국이 폴란드의 바르샤바나 라트비아의 리가를 보호해야 하는 상황이 오기 때문은 아니다. 우크라이나인들이 스스로 원칙과 사례들을 통해 유럽과 미국의 동맹국으로서 보수주의적인 목표를 성취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우크라이나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심볼은 깃발과 십자가이다. 전자는 몇 달 동안 지역 교회와 항구가 폭격을 당했던 우크라이나 오데사(Odesa)의 수많은 건물과 그래피티에서 나타난다. 또한 리비우(Lviv)의 도심에 위치한 보석상은 기독교적인 상징이 많이 드러났으며, 가게 바로 앞에는 십자가 모양의 멋진 상자가 있었다.

 

블라다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우크라이나를 '세속주의'로부터 구하기를 원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우크라이나인들은 러시아인보다 교회에 출석하는 비율이 높고, 최근 몇 년 동안 더욱 종교적인 모습으로 변했다. 러시아 정교회는 사실상 국가 교리에 가깝지만 우크라이나 자체의 종교적 전통은 보수적, 애국적인 동시에 보편적이다.

 

이에 대한 대표적인 예시로는 우크라이나 그리스 가톨릭 교회(UGCC)가 있다. UGCC는 소련이 우크라이나 기독교를 탄압했을 때, 민족주의 영웅들을 배출하고 우크라이나인들을 살리는 것에 힘썼다. 또한 UGCC와 우크라이나의 정교회는 수백명의 성직자들을 최전선에 내세우기도 했다. 또한 리비우에 위치한 가톨릭 대학은 우크라이나의 중요한 인재양성기관이 되었다.

 

또한 정교회, 가톨릭 교회, 개신교, 이슬람교, 유대인 등을 포함한 모든 우크라이나의 종교단체와 교회 협의회는 때로 같은 목소리를 내기도 한다. 예를 들어 EU 가입의 조건인 이스탄불 협약에 대해 '젠더'라는 표현이 사용되었다는 이유로 반대하기도 했다.

 

이들은 '동성커플들을 위한 시민협력관계'를 수립하는 법안에도 반대했다. 해당 법안에 대해 우크라이나 정교회 대주교인 예브스트라티 조리야(Yevstratiy Zorya) 대주교는 "최종 목표는 동성간 파트너십이 아니고 교회에 대한 박해일 것"이라고 경고했다. 키이우 국제 사회학 연구소에 따르면, 종교를 불문하고 많은 우크라이나인들은 예브스트라티의 경계의식을 공유하고 있다.

 

이렇게 우크라이나의 기독교는 비록 그 규모가 크고 국가적인 영향을 가지고 있으나 '국교'는 아니다. 실제로 사제 중에 한 사람인 정교회 신학자 시릴 호보룬(Cyril Hovorun)은 아론슨에게 "독점하는 것은 좋지 않다"고 이야기한 적도 있다.

 

알렉시스 드 토크빌(Alexis de Tocqueville)은 "미국인은 문제에 직면하면 이를 해결하기 위해 자발적인 협회를 결성한다"고 말했다. 우크라이나인들 역시 전쟁에 대한 민간 차원의 자발적 지원을 끊임없이 하고있다. 예를 들어 키이우의 '클로저'(Closer)라는 클럽의 뒷방에는 드론용 부품을 만드는 스타트업 기업이 있다. 해당 기업은 최전선에 장비를 자발적으로 지원하고 있으며 이에 우크라이나 정부는 브레이브1(Brave1)이라는 국방기술 통합조정플랫폼을 만들기도 했다.

 

현대의 미국인들은 전통적인 남성성이 현대사회에서 유용할 수 있을지 걱정과 조롱을 주고받고 있다. 그러나 우크라이나는 서구 동맹국에 모든 국가는 남성들의 희생과 죽음을 감수할 것인지에 따라 결정된다는 점을 상기시킨다. "영웅들에게 영광을!" 이는 "우크라이나에게 영광을!"이라는 전국민의 인사에 대한 대답이다. 모든 영광스러운 영웅들은 대부분 의무와 명예에 의해 떠밀려진 아버지, 아들, 형제들이며 그들의 가족들이 잘 살 수 있도록 스스로를 희생한다.

 

그리고 이 전쟁의 중심에는 볼로디미르 젤렌스키(Volodymyr Zelensky)가 있다. 그는 포위된 수도에서 우크라이나 전역을 지휘했다. 이는 마치 전 영국 수상, 윈스턴 처칠과 비교된다. 젤렌스키는 자국민들을 스스로 저항하고, 우크라이나를 침략한 적을 이길수 있다고 믿게 했다. 심지어 스스로를 위험에 노출시키면서까지 말이다. 

 

젤렌스키와 처칠 사이의 유사점은 이뿐만이 아니다. 두 사람이 "유럽 국가의 독립이 바로 미국에게 달려있다"고 주장했다는 점이다. 처칠은 제2차 세계대전 중은 물론이고 미국 미주리주 풀턴(Fulton)에서도 미국인들에게 "유럽의 자유를 강제하는 군사력을 두려워하는 만큼, 러시아가 유럽의 자유를 보장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젤렌스키 역시 지난 12월, 미국 합동회의에서 다음과 같이 말했다.

모든 것이 우리와 우크라이나 군대에 달려있지만, 한편으로는 너무나도 많은 것이 세상에 달려있습니다. 세상의 많은 부분이 여러분에게 달려있어요."

- 블라디미르 젤렌스키 -

 

미국의 민족주의자들에게는 우크라이나를 지지할 좋은 이유들이 있다. 두 번째로 강력한 미국의 적국, 러시아가 미국의 동맹국과 교역상대국이 가득한 대륙을 위협하는 것을 우크라이나가 막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미국과 우크라이나 사이의 유사성은 보수주의자들에게 매우 중요하다. 이는 미국과 다른 나라들과의 차이점 즉, 미국은 다른 나라가 안정되고 독립할 수 있도록 도울 수 있다는 점 때문이다. 러시아가 지배하는 우크라이나는 슬프고 가난하고 압제되어 있을 것이다. 그러나 우크라이나가 이긴다면, 미국은 연간 연방 예산의 1%의 비용으로 잘 무장된 가치있는 동맹을 얻은 것이다.

 

미국이 존재한다면 우크라이나가 이길 수 있을 것이고, 미국이 없다면 우크라이나는 질 것이다. 모든 보수주의자들은 우크라이나의 승리를 확고히 하기 위해 우크라이나를 지원하는 대열에 합류해야 할 것이다.

 

데일리인사이트 정성민 기자 |

정성민 기자 jsm020704@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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