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성중립 화장실에 불안의 목소리 커져

  • 등록 2023.09.15 09:2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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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 가부키초 타워, '안심하고 사용할 수 없다' 항의 끝에 성중립화장실 폐쇄
일본 화장실 연구소 대표 카토 아츠시, "설치 의도와 사회 반응 간 갭이 생기고 있어"

최근 일본에서 트랜스젠더 등 성소수자를 배려한 이른바 '성중립 화장실'이 논란이 되고 있다. 특히 성중립 화장실이 설치되면서 여자 화장실이 사라지는 경우도 생겨 일각에서는 수많은 불만이 터져나오고 있다.

 

도쿄신문은 지난 8월 도쿄 신주쿠구의 고층 복합시설 '도큐 가부키초 타워'(이하 도큐 타워)에 있던 '성중립 화장실'이 수많은 항의 끝에 폐쇄되었다고 전했다. 문제가 된 장소는 타워 2층에 존재하던 화장실로, 원래 '성중립 화장실' 8칸, 남성용과 여성용 화장실이 각각 2칸, 다목적 화장실 1칸이 'ㄷ'자 형태로 늘어선 형태였다. 이용객들의 항의를 받아들인 도큐 타워 측은 건물개수공사를 통해 2층의 화장실을 여성용 7칸, 남성용 3칸, 다목적 화장실 2칸으로 총 12칸으로 바꿨다. 

 

산케이신문에 따르면, 타워 시설을 운영하는 담당자는 성중립 화장실 폐쇄의 경위를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개수 전에는 남성용 소변기를 제외하고, 화장실 칸은 모두 성별을 불문하는 '공용 스페이스'에 배치하고 있었다. 성별 다양성을 배려한 화장실로서 화제가 되었지만, 여성 고객으로부터 '남성의 눈앞에서 화장실 칸에 들어가기 힘들다', '성범죄가 무서워서 이용하기 꺼려진다' 등의 불만이 잇따라, 설치한지 불과 3개월여 만에 폐지됐다."

 

일본 내에서 성중립 화장실이 문제가 된 것은 신주쿠구 뿐이 아니다. 도쿄 시부야구에서는 2018년부터 구내 공중화장실을 성중립 화장실로 재건축했다. 이 중 지난 2월 하타가야의 '성중립 화장실 설치'는 사실상 '여성화장실을 없애는' 효과를 낳아 주민들의 반발을 초래했다.

 

시부야의 한 20대 여성 시민은 NHK와 길거리 인터뷰에서 "여성 전용 화장실이 없으면, 도촬의 피해에 해당하는 위험성이 높아지는 것은 아닐까 걱정이다"라며 "여성전용 화장실을 남겼어도 좋지 않았을까"라고 자신의 생각을 말했다.

 

이에 시부야구 공원과장은 여성 화장실을 없애는 것이 아니라 공용화장실을 늘리는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어 그는 "방범면에 있어서는 경찰과의 제휴나 방범카메라의 설치 등의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바라키현에서도 공공화장실을 성중립화장실로 전환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특히 이바라키 현청의 장애인용 화장실에는 '성별에 관계없이 누구나 사용할 수 있다'는 표시를  삽입하기도 하였다. 이는 경제산업성이 트랜스젠더 직원에게 여자 화장실 사용을 제한한 것을 위법하다고 판단한 최고법원 판결에 따른 조치였다.

 

그러나 산케이 신문은 공중화장실의 '성중립화'에 대한 시민들의 시선은 싸늘했다고 전했다. 특히 "다양성 존중이 너무 졸속하게 이뤄진다", "이용자의 기분과 동떨어져 있다" 등의 비판이 점점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화장실 환경 개선을 위해 일하는 민간 비영리활동법인 '일본 화장실 연구소'의 카토 아츠시(加藤篤)는 "설치의 의도와 사회의 반응에 갭이 나오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그는 "화장실은 안심할 수 있는 장소를 어떻게 만드는가가 중요하다"며 설치하는 측과 이용자가 커뮤니케이션을 하면서 개선을 도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데일리인사이트 정성민 기자 |

정성민 기자 jsm020704@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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