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진정 언론의 자유가 보장되어 있는가?

2023.08.05 09:14:35

하버드 케네디 스쿨 연구결과에 따르면, 보수적인 학자들은 자기검열 가능성 높아

  최근 전 세계적으로 진영간의 갈등이 커지고 있고, 이로 인해 소위 '캔슬 컬쳐'(Cancel Culture)라고 불리는 현상이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캔슬컬쳐란 공적인 지위에 있는 사람이 논쟁이 될만한 행동이나 발언을 했을 때 대중의 공격을 받고 지위나 직업이 박탈되는 것을 이야기한다. 이러한 현상은 주로 서구 국가 내 좌파, PC진영에서 보수, 자유주의 진영으로 이뤄진다. 그러다보니 보수 성향을 가진 지식인들은 스스로 자신의 발언을 제한하는 경향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 

 

  하버드 케네디 스쿨(Harvard Kennedy School, HKS)의 연구결과에 따르면 서구국가들의 보수성향의 학자들이 진보성향의 학자들보다 더욱 자기검열을 많이 한다고 한다. HKS가 진행한 해당 연구는 100개 이상의 국가에 거주하는 약 2,000명의 정치학자들의 태도와 견해들에 대해 모니터링한 것이다.

  해당 조사 결과, 중국과 러시아 등의 비서구권에서는 보수성향과 진보성향의 태도 차이가 거의 없었다. 그러나 서구권에서는 보수성향의 학자들과 진보성향의 학자들 간의 태도 차이가 약 20 포인트나 차이가 났다. 특히 서구의 보수성향의 학자들은 단순히 교육과 연구 뿐 아니라 SNS 등에서도 자기검열을 하는 빈도가 높게 관측되었다. 더군다나 학자들은 캔슬컬쳐가 심하다고 생각할 수록 자기검열을 할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사회적으로 이러한 양상이 발견되는 이유는 근 몇년동안 서구사회에서 표현의 자유를 제한하는 법으로 처벌받은 학자의 수가 크게 증가했기 때문이다. '개인의 자유와 표현을 위한 재단'(Foundation for Individual Rights and Expression, FIRE)의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3년 동안 처벌을 당한 대학교수들의 수는 509명으로, 2000년부터 2020년까지 같은 혐의로 처벌을 당한 학자들의 수인 571명과 거의 일치한다.

 

  또한 해당 기관에서 진행한 다른 연구는 학자들이 각 대학의 DEI(다양성, 형평, 포용) 성명문과 혐오발언 규제 등의 진보 성향의 정책을 위반했다는 이유로 처벌을 받고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결론적으로 지적 순응에 대한 요구로 인해 학문의 자유는 점차 위협받고 있는 것이다.

 

  대한민국은 가장 캔슬컬처가 심각하다고 평가되는 나라들 중 하나이다. 특히 자신과 성향이 반대되는 사람에게 부정적인 프레임을 씌우고 불이익을 주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이러한 캔슬 컬처가 계속된다면 시민담론, 합리적인 생각, 복수의 관점 및 지식의 가치가 위협받을 수도 있다. 다시 말해 학문의 본질적인 목표인 지식의 생산과 보급을 저해하는 결과로까지 갈 수도 있다는 것이다.

 

데일리인사이트 정성민 기자 |

정성민 기자 jsm020704@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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